수퍼보울 XLI 베어스-콜츠 대결로 확정
흑인 감독과 매닝 가문이 한을 풀었다. 수퍼보울 XLI(41)은 시카고 베어스 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대결로 벌어진다.
러비 스미스 감독의 베어스(15승3패)는 21일 홈구장에서 뉴올리언스 세인츠(11승7패)를 39-14로 완파하고 NFC 왕관을 썼다. 첫 수퍼보울 진출 흑인 감독이 생긴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어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벌어진 AFC 결승에서는 토니 던지 감독과 쿼터백 페이튼 매닝이 18점차 열세를 뒤집고 수퍼보울 진출의 꿈을 이뤘다. 플레이오프에만 오르면 죽을 쑤던 콜츠가 ‘우승 전도사’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를 상대로 38-34 역전승을 끄집어냈다.
렉스 그로스먼이 워낙 기복이 심한 쿼터백이어서 시즌 내내 ‘빛 좋은 개살구’ 취급을 받아온 베어스(15승3패)는 수비로 버틴 끝에 첫 패스 20개 중 15개가 빗나간 ‘지킬 박사’가 사라지고 ‘하이드씨’가 나타나면서 승부를 갈랐다. 그로스먼이 그 다음 패스 6개는 정확하게 리시버들의 품에 안겨주며 21년 만에 다시 수퍼보울 무대에 올랐다.
베어스를 믿었던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베어스 디펜시브엔드 아데왈레 오군레예는 이에 대해 “TV를 보기가 싫었다. 다들 세인츠가 이길 것이라며 14승을 올린 우리를 우습게 봐 이를 갈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쉽게 이긴 것은 아니었다. 먼저 16점을 올렸던 베어스는 세인츠의 수퍼루키 러닝백 레지 부시가 88야드 터치다운 플레이를 터뜨리며 2점차로 바싹 따라붙었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브라이언 얼래커가 이끄는 베어스 디펜스가 나서 세이프티로 두 점을 뽑아내며 세인츠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베어스 러닝백 토마스 존스가 러비 스미스 감독을 번쩍 들어올리기 직전이다
>
콜츠·베어스 수퍼보울 진출
그리고는‘하이드씨’가 나타난 오펜스가 5차례 플레이만에 85야드를 전진하며 KO 펀치를 날렸다. 와이드리시버 버나드 베리안이 그로스먼의 33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받아 엔드존에 뛰어들며 세인츠의 의지를 꺾었다.
그로스먼은 이날 패싱 야드가‘144’에 불과했지만 마지막 패스 6개는 적중시켰고 턴오버가 단 한 개도 없었다. 임무를 다한 셈이다. 베어스 러닝백 토마스 존스는 123야드, 킥커 로비 굴드는 필드골 3개를 팀 승리에 기여했다.
올 시즌 리그 최다 44차례나 공격권을 빼앗아 온 베어스 디펜스는 이날에도 4차례나 세인츠의 턴오버를 유인해냈다.
‘카트리나의 기적’을 바랬던‘올해의 신데렐라’세인츠는 결승 무대를 눈앞에 두고 자정의 종이 울렸다. 지난 시즌 3승13패로 헤맸던 팀이 40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컨퍼런스 결승까지 올랐지만 수퍼보울까지는 못 가는 운명이었다.
40년 수퍼보울 역사상 흑인 감독이 그 사이드라인에 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오는 2월4일 수퍼보울 XLI(41)에는 양쪽에 선다. 스미스 감독의 스승인 던지 콜츠 감독이‘삼수’에 성공, 첫 기회에 해낸 제자 스미스와‘첫 흑인 감독 우승’의 영예를 다투게 됐다.
수퍼보울의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았던 콜츠의 던지 감독과 쿼터백 페이튼 매닝은 이날에도 일찌감치 3-21로 뒤져 또 실망만 안겨주는 듯 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사상 최대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멋지게 한을 풀었다.
349야드 전진을 주도한 매닝은 아버지도 꼴찌 팀에서만 헤매다 은퇴, 2대째‘우승만 못하는 최고 쿼터백’으로 남을‘가문의 위기’를 넘긴 셈이다.
<수퍼보울 진출의 꿈을 이룬 토니 던지 콜츠 감독이 AFC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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