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질병들은 나이가 많아지면서 그 빈도가 증가하게 된다.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 성인병도 그렇지만 복부에 생기는 대동맥류도 65세 이후부터 그 빈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대학 교수인 김모씨는 우연히 정기검진 중에 자신에게 복부 대동맥류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주치의로부터 들었다. 직경은 3cm 정도로 작은 편이고 다른 장기로 가는 혈관을 침범하지 않아서 당장의 위험은 없지만 그 크기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6개월에 한번씩 대동맥 초음파를 해서 크기를 측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 대동맥류는 일정 크기 이상 커지면 저절로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술을 해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때부터 김 교수는 마치 자신의 몸속에 폭탄을 가지고 살고 있는 기분이었고 이럴 바에는 미리 수술을 하는 것이 고민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병원을 찾아왔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통과하는 인체에서 가장 큰 혈관인데 대동맥을 통과한 혈액은 복강 내의 장기들에 혈류를 공급하고 하지로 전달된다. 대동맥류란 대동맥 벽이 약해져서 늘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그 크기가 점점 커지게 되면 심장으로부터 오는 압력이 더 커져서 어느 순간에 터지게 된다. 동맥류가 생기는 위치에 따라서 흉곽 내에 생기면 흉부 대동맥류, 복부에 생기게 되면 복부 대동맥류라고 분류한다.
복부 대동맥류(Abdominal Aortic Aneurysm-AAA)는 60세 이하에서는 거의 없지만 65세 이상에서는 6~10%에서 발견된다. 대동맥류는 흡연자에서 많이 나타나고 담배를 끊게 되면 그 위험이 줄게 된다. 또 남자에서 여자보다 5배 가량 더 흔하고 관상동맥 질환이나 말초 혈관질환이 있는 경우에 더 많다. 60세 이상의 형제에서 동맥류가 발견된 경우는 본인에게도 대동맥류가 발견될 확률이 높다.
대동맥류 치료의 일반 원칙은 수술이다. 문제는 수술 자체가 대동맥 전체를 인공혈관으로 교체해야 하므로 나이가 많은 환자에서 수술시 위험이 따른다. 또 대동류는 터지지 않으면 큰 증상 없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환자를 선정해야 한다. 이를 정하는 데는 2가지 요소가 중요한데 대동맥류의 크기와 자라는 속도이다. 직경 3.5cm 이하의 작은 동맥류는 터질 염려가 거의 없지만 직경이 5.5cm 이상이거나 6개월 동안 0.5cm 이상 커지게 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참고로 직경 7cm 이상 복부 대동맥류가 5년 이내 터질 확률은 75% 정도이다. 대동맥류 수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시술로 대동맥 내 혈관 안에 스텐트라고 불리는 막을 집어넣어서 비교적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최근에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태이다. 따라서 개복 수술의 위험이 아주 높은 환자 위주로 이 방법이 시술되고 있다.
<이영직>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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