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한때 전체적으로 연결된 지하수계가 있었다는 사실이 컴퓨터 모델 연구로 드러났다고 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지난 2004년부터 활동중인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화성 표면 전체에 황 성분의 증발되고 난 퇴적물이 쌓여 있는데 이런 물질은 메리디아니 평원에 집중돼 있고 곳에 따라 깊이가 800m나 돼 일부 학자들은 화성이 한때 바다로 덮여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메리디아니 평원은 분지가 아니라서 이처럼 많은 양의 물을 가둬두지 못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런 가설은 힘을 얻지 못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제프리 앤드루스-해나 등 연구진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 퇴적물은 지하수가 솟아오른 뒤 증발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약 5억년에 걸쳐 화성에 물이 흐른 과정을 축약한 컴퓨터 모델을 만들어 분석한 결과 이 지역에서 지하수가 솟아 올라 일시적으로 얕은 연못을 이루다가 증발하는 현상이 거듭돼 두꺼운 침전물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컴퓨터 모델은 또 화성의 지하수계가 행성 전체에 걸쳐 연결돼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연구진은 화성 표면의 침전물 성분은 철 성분이 많은 산성수로만 형성될 수 있는 것이며 지구에서 이와 유사한 미국 뉴멕시코주의 화이트 샌즈나 호주의 에어호(湖) 등 지형은 물이 흘러들 수는 있지만 빠져 나가지는 못하는 폐쇄형 분지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구의 경우 이런 지형에 내린 빗물에 다양한 소금 성분과 용질이 녹아들어 분지나 계곡 등에 고인 뒤 증발해 소금과 광물질 성분을 남기지만 폐쇄형 분지가 아닌 메리디아니 평원은 이런 모델에는 들어맞지 않았으며 지하수가 표면으로 솟아올라 증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예외적인 모델에 꼭 들어 맞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화성의 지하수가 경사가 급한 곳에서 완만한 곳으로 흐르며 유속이 느려질 때 표면으로 솟아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메리디아니 평원이 바로 그런 지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연구는 화성 표면 상당 부분이 바다로 덮였을 가능성을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바다가 있었다 해도 메리디아니 평원까지 뻗쳐 있지는 않았을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화성 탐사로봇 전문가 스티브 스쿼이어스는 이 연구는 메리디아니 평원이 지하수가 솟아올라 증발해 침전물을 남기기에 예외적으로 적합한 환경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는 화성 전체에 바다가 있었는 지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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