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도 짝짓기 상대를 유혹할 때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일종의 ‘바람잡이’를 동원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4일 보도했다.
또 이렇게 조역을 맡은 녀석은 나중에 서열 상승의 보상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에밀리 듀벌 박사 등 연구진은 1999년부터 2004년까지 파나마의 보카섬에 사는 ‘창꼬리 매너킨’(연작류의 작은 새) 450여 마리의 다리에 인식표를 부착하고 이들의 짝짓기 행태를 관찰한 결과 이런 현상을 발견했다고 아메리칸 내추럴리스트 최신호에 발표했다.
검은 바탕에 화려한 빨강, 파랑의 깃털을 자랑하는 매너킨 수컷은 두 마리가 함께 뜀뛰기와 묘기 비행을 동원한 현란한 춤으로 암컷을 유혹하지만 암컷이 우두머리 수컷의 구애에 넘어가면 조역을 맡았던 수컷은 미련 없이 현장을 떠난다.
연구진은 장기간에 걸쳐 이들의 서열 변화를 추적하고 유전자 분석을 통해 새로 태어난 새끼의 아비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한편 성체 매너킨 사이의 혈연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주역과 조역을 맡은 수컷들은 가까운 혈연관계가 아닌 것으로 밝혀져 버금 수컷이 형제인 우두머리 수컷을 도와 비슷한 유전자를 확산시켜 주는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 버금 수컷들은 새끼를 두는 경우가 드물어 번식과 관련된 이익을 얻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버금 수컷들 가운데 15%는 이듬해 원래 우두머리가 지배하는 영역 바깥에서나마 다른 집단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수컷 매너킨이 집단의 우두머리가 되는 방법은 탁월한 구애능력을 발휘하는 것이지만 버금 수컷도 우두머리의 구애를 거들면서 복잡한 구애기술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우두머리에 비해 버금 수컷은 대체로 나이가 어린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의 공동 구애 행위는 일종의 도제학습과 같은 양상을 띤다고 듀벌 박사는 지적했다.
그는 버금 수컷들은 한동안 우두머리의 구애를 돕는 보조 역할을 하면서 기술을 배우고 훗날 자신의 조역이 될 다른 수컷들과의 유대를 형성하는 실질적인 이익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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