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언론들이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 사건을 보도하면서 영주권자인 용의자의 이민자 신분과 출신 국가를 언급한 것과 관련 아태계 언론들이 인종차별의 위험이 있다며 주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아태계 언론인들의 모임인 AAJA(Asian American Journalists Association)는 17일 성명서를 발표, “충격적인 사건의 전모를 밝혀나가면서 범인인 조승희씨 신원에 대한 상세한 보도는 어쩔 수 없지만 몇몇 이름있는 언론이 그가 한국에서 왔음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전혀 사건 해결과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AAJA는 또 “그가 시민권이 없다는 점도 주된 관심사가 아니다”라면서 “총격 사건의 동기가 이민자 신분이라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아태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언론단체의 이와 같은 발표는 사건이 잘못 비화돼 한인을 비롯 아시안계 주민들이 증오범죄 등의 엉뚱한 피해자가 되는 것을 막고 수사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일부 한인들은 미국 언론의 사건 보도와 관련해 “조승희씨의 이름을 쓸 때 동양식으로 성을 앞에 놓는 방식으로 표기해 아시안계임을 의도적으로 알린게 아니냐”며 “유력 신문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AAJA도 “인종이나 신분을 드러내는 정보는 적절한 문맥과 상황에 따라 보도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피부 색깔과 출신 국가가 다르다는 이유로 전 커뮤니티가 부당한 취급을 당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범인이 한국에서 온 영주권자라는 이유 때문에 큰 피해를 입었다는 제보는 아직 워싱턴에서 없으나 센터빌고등학교에서 한인 학생들이 총격 사건에 대해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 다툼에 휘말리는 등 가벼운 사고들이 있었다. 그러나 미시건주에서는 18일 현대, 기아차 10대가 심하게 부서졌으며 버지니아주의 한 사립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미국 학생과 몸싸움을 하다 넘어져 다섯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일부 미국인들이 감정적으로 상당히 격해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도 접수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쥬요 뉴스 인터넷에는 “이번 사건은 한국인의 책임이 절대 아니며 오히려 잘못된 총기문화에 있다”고 지적하는 댓글들이 많이 올라와 한인들에게 위로가 되고 있다.
자신을 ‘아메리칸’으로만 밝힌 네티즌은 뉴욕 타임스에 “당신들의 사과한다는 것 자체가 인간성을 잃지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는 전체 아시아인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케빈 T.라고 밝힌 네티즌은 “우리가 한인들 같은 책임감이 있었으면 미국이 더 나은 곳이 되었을 것”이라며 “눈을 부릅뜨고 미국계 한국 형제자매들을 보호해 주자”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