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두뇌는 환형동물이나 곤충들이 갖고 있는 원시 중추신경계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유럽 학자들의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소재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연구진은 원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플라티네레이스 두메릴리(Platynereis dumerilii: 갯지렁이와 유사한 다모류 동물)의 배아를 대상으로 신경세포 발달 과정의 분자 지문을 추적한 결과 척추동물의 것과 사실상 똑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세포과학 전문지 셀(Cell) 최신호에 발표됐다.
인간을 비롯한 척추동물이 곤충이나 환형동물과 같은 조상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벌레의 단순한 중추신경계는 척추동물의 것과 너무나 달라 지금까지 학자들은 두 집단이 두뇌를 사용하게 된 방식이 분화 이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일어난 것으로 생각해 왔다.
척추동물들은 등줄기를 따라 척수를 갖고 있지만 곤충과 환형동물의 신경계는 두뇌 비슷하게 보이지도 않는 단순한 기관으로 신경 다발이 배 쪽에 고리 모양으로 위치해 있다.
연구진은 갯지렁이의 중추신경계를 분자 수준에서 해부한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두 집단의 상응하는 영역에서 같은 분자 지문을 가진 뉴런이 생성되고 뉴런들은 환형동물과 척추동물에서 똑같은 신경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처럼 복잡한 구조가 진화 과정에서 두 차례 발명됐을 가능성은 없다. 이것은 분명 같은 시스템이다. 갯지렁이와 척추동물은 먼 공동조상으로부터 중추신경계 조직을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중추신경계가 어떻게 배 쪽에서 등쪽으로, 또는 역순으로 이동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면서 이런 역위(逆位: 염색체의 어느 부분이 절단돼 반대 위치에 부착되는 현상)가 어떻게 일어났고 다른 척추동물들이 어떻게 진화과정에서 원시 중추신경계를 변화시켜 왔는가 하는 문제는 진화생물학자들의 새로운 숙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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