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밀란의 알레산드로 네스타(왼쪽)와 맨U 웨인 루니의 모습이 이날 승부의 명암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AC밀란, 홈에서 3-0 완승…합계 5-3으로 결승진출
오는 23일 아테네서 리버풀과 2년전 결승 리매치로 패권 다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U)의 ‘트레블(3관왕)’ 꿈이 허무하게 좌절됐다. 이탈리아 밀라노 원정에서 AC밀란에 0-3으로 완패, 두 경기 합계 5-3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티켓을 빼앗겼고 그와 함께 트레블의 야망도 접었다.
2일 밀라노 산시로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06-0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서 맨U는 전반 11분 브라질의 미남스타 카카에게 선취골을 내주고 30분 네덜란드의 클라렌스 시도르프에 추가골을 허용한 뒤 후반 종료직전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아 0-3으로 참패했다. 이로써 맨U는 시즌 목표를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 FA컵 등 2관왕으로 낮춰 잡게 됐다. 반면 2년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복귀한 AC밀란은 오는 23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벌어지는 결승에서 리버풀(잉글랜드)과 2년만에 다시 패권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2년전 터키 이스탄불에서 벌어진 이 대회 결승에서 리버풀은 승부차기 끝에 AC밀란을 꺾고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AC밀란의 통산 7회 우승 꿈에 찬물을 끼얹었기에 AC밀란으로선 설욕의 찬스를 잡은 셈이다.
지난달 24일 홈 1차전에서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던 맨U는 이날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AC밀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시작부터 맨U 선수들은 뭔가 주눅이 든 것 같은 소극적이며 자신없는 플레이를 한 반면 AC밀란의 플레이는 시종 투지와 활기기 넘치고 예리했다. 경기시작과 함께 카카가 단숨에 오른쪽을 돌파하며 주도권을 잡은 AC밀란은 3분만에 맨U 골키퍼 에드윈 반 데 사르가 간신히 쳐낸 시도르프의 위협적인 슛으로 ‘경고사격’을 마친 뒤 11분 가볍게 선취골을 뽑아내 기선을 제압했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알레산드로 네스타가 길게 올려준 볼을 시도르프가 헤딩으로 중앙으로 떨어뜨려주자 카카가 뛰어들며 강력한 논스탑 왼발슛으로 맨U 골의 오른쪽 아래코너를 꿰뚫었다.
이후에도 이탈리아 대표팀 주축 허리인 게나로 가투소와 안드레아 피를로가 미드필드를 완전 장악한 AC밀란의 공세는 계속 이어졌고 맨U는 20분 네스타의 헤딩 미스로 얻은 찬스에서 라이언 긱스의 위협적인 슛이 AC밀란 골키퍼 디다에게 걸린 것이 사실상 유일한 찬스였다. 잠시 맨U의 공세를 막아낸 AC밀란은 돌아선 반격에서 맨U 수비라인의 어설픈 플레이에 편승, 추가골을 뽑아내 맨U의 희망에 치명타를 안겼다. 문전 오른쪽에서 맨U 수비로부터 볼을 가로 챈 피를로가 올린 크로스를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내자 이를 받은 시도르프가 수비수 2명을 제치고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다시 맨U의 오른쪽 하단코너를 꿰뚫어 리드를 2골차로 벌렸다.
이로써 맨U는 실점만회를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수비라인의 불안을 계속됐고 미드필드도 완전히 압도당한 것은 물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도 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해 전체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면치 못했다. 후반 초반 수차례 위협적인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으나 호날두의 킥은 번번히 수비벽에 맞고 튀어나왔고 17분 오른쪽에서 득점찬스를 맞은 대런 플레처도 슛이 빗맞아 기회를 놓쳤다. 오히려 날카로운 역습으로 맨U를 위협하던 AC밀란은 후반 33분 총공세로 나선 맨U의 빈 뒷 공간 허점을 한 번의 킬러패스로 무너뜨려 질라르디노가 단독찬스를 잡은 뒤 완벽한 피니시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맨U로선 완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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