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정원 연중 칼럼
목영수 목사(새크라멘토 영락교회/엘림교회)
우리 부부가 아침마다 동네를 걷기 시작한 것은 건강을 위해서 시작하기도 한 것이지만 더 큰 이유는 마음속에 생각으로 밀려오는 쓰리고 아픈 마음의 감정들을 소화 해 보려고 시작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 걷기 운동은 나의 아들에게서 배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들은 마음에 아픔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것이 너무나 힘들어 매일 1-2시간 이상을 걷는 모습을 보면서 아들은 걷는 것을 선택한 후에 마음에 대한 쓰라린
고통이 많이 회복된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일 한 시간 정도를 산책합니다. 견딜 수 없이 밀려오는 아픔은 쏟아지는 햇살과 함께 파아란 하늘에게 빼앗기고, 또 평화스럽게 날아다니는 새들에게 마음을 주면서 우리는 매일 매일 동네를 한 바퀴씩 걷고 있습니다.
걷기를 시작하면서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는 분노와 상처가 회복되지 못하였거나 무엇인가 급하게 쫒기는 마음이 있을 때에는 나의 걷는 속고는 뛰는 속도와 비슷했습니다. 나의 걷는 속도는 마음의 질서와 비례하고 있어서 비교적 평안 할 때는 한 시간을 균형 있게 걸을 수 있었고, 마음이 산란할 때는 과속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무거울 때는 걷는 것이 매우 힘들어서 한 시간을 힘겹게 채우게 되어 지쳐서 쓰러지는 적도 있었습니다.
내가 새크라멘토에 와서 처음 교회 개척을 시작하고 2년 정도 지날 무렵에 이곳에서 노년을 보내고 계시는 은퇴목사님이 나에게 이런 말씀을 들려 주셨던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목’ 목사님!, 뛰지 말고 걸으세요
그 당시 나는 조금 늦은 나이에 목사가 되어 교회 개척을 하면서 마음이 상당히 조급했던 것 같습니다. 얼마 안 남은 생애에 빨리 교회를 안정시키고 더 많은 주의 일을 하려는 욕심이 있어서 아직 걸음마도 못하는 교우들과 함께 어거지(?)로 뛰어 다녔던 나의 목회 모습이 생각나 얼굴이 붉어지곤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시작한 것이 그렇게 급한 것도 아닌데, 교회나 삶의 성취가 한 순간에 무엇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데 왜 그렇게 조급해 하면서 뛰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목사님, 뛰지 말고 걸으세요 은퇴목사님의 말씀이 자꾸 생각납니다.
요사이 나는 아내와 함께 걸으면서 차거운 날씨 속에서도 한결같이 따뜻한 햇살은 험한 세상 가운데서 느껴지는 하나님의 지극하신 사랑으로 묵상이 되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잘 정돈된 어느 집 앞에 환경을 뛰어넘으면서 자신의 모습을 만든 잘 생긴 소나무와 시절을 좇아 찬 공기 속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꽂들의 순종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부끄러운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스치는 사람들의 Good morning!하면서 웃는 밝은 얼굴들은 하나님의 형상을 보는 것 같아 새삼 아름다운 세상이 느껴집니다.
아내와 함께 걷기 시작한지가 두 달 남짓한데 나의 아픈 마음도 많이 정돈되었고 순리대로 느긋하게 살아야 하는 지혜를 얻은 것 같아 기쁨이 있습니다.
다시 평안을 주셨고 다시 힘을 주신 하나님의 전폭적인 지원을 감사드리면서 내일은 옆 동네로 옮겨서 걸어볼까? 하는 여유도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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