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특유의 본성으로 알려져 온 야생 침팬지의 영아 살해 습관이 암컷에게도 생각보다 흔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이전 50년간의 연구에서 밝혀진 암컷의 영아 살해 사례는 단 3건에 불과해 학자들은 이것이 수컷의 본성이라고 생각해 왔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 연구진은 작년 우간다의 부동고 숲에서 야생 침팬지의 생태를 관찰하던 중 어른 암컷들이 무리에 새로 들어온 암컷의 새끼를 물어 죽이는 사건을 3차례나 포착했다.
이 가운데는 새끼 침팬지의 목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엄청난 폭력이 사용된 경우도 있었으며 모두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의도된 살해의 정황들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이런 행동의 원인을 밝혀내진 못했지만 집단 간 영역 싸움에 인위적인 서식지 축소까지 겹쳐져 암컷들이 이처럼 사나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어린 새끼들을 죽이는 것이 극소수의 예외를 빼고는 수컷 침팬지에게만 있는 습관으로 생각해 왔다.
연구진은 수컷이 암컷에 비해 극단적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게 사실이고 이 때문에 수컷은 폭력적인 야수고 암컷은 평화적이라는 인상을 주어왔지만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특별한 사회생태학적 환경이 조성되면 이처럼 정형화한 역할은 완전히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학자들은 생계 자원이 위협받으면 암컷도 수컷만큼이나 폭력적 공격성을 드러낼 수 있다면서 부동고 숲의 사건도 5년 동안 한 집단에 외부의 암컷 침팬지들이 유입되면서 먹이와 수컷이 모자라게 된 것이 폭력사태를 불러 일으킨 것 같다고 해석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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