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우주인 후보 고산씨 7번째 훈련일기 전해와
우주에서 오래 머물다 지구로 돌아온 우주인이 지구에서 걸을 때 굉장히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우주에서 머무는 동안 발바닥이 갓난 아이처럼 말랑말랑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러시아에서 우주인 훈련을 받고 있는 한국 우주인후보 고산(30)씨가 최근 우주정거장에서 귀환한 러시아 우주인으로부터 들은 재미있는 우주 이야기를 훈련일기를 통해 과학기술부에 전해왔다.
16일 과기부가 공개한 고씨의 훈련일기에 따르면 최근 우주정거장에서 귀환한 러시아 우주인 미하일 튜린은 지구 착륙 다음날 수영을 할 정도로 빠른 회복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와 함께 우주비행을 했던 우주인 발레리 이바노비치 토카레프는 고씨에게 튜린도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몸 전체가 제기능을 되찾기 위해서는 몇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귀띔했다고 한다.
우주에서는 근육이 퇴화하고 뼛속의 칼슘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회복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 사실 튜린은 회복 훈련을 위해 수영장을 찾았다는 게 그의 동료 토카레프의 설명이다.
우주인이 지구로 귀환해 걸음걸이에서 이상을 느낌을 받는 것은 무중력 우주 생활로 인한 근육퇴화, 칼슘 부족 때문이며 갓난 아이처럼 발바닥이 말랑말랑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로 볼 수 있다는 게 고씨의 분석이다.
고씨는 우주인이 지구로 귀환해 해치를 열고 나오는 순간을 ‘제2의 탄생’에 비유되기도 한다면서 우주선 밖으로 나서자 마자 걸음마 부터 다시 배워야 하니 적절한 비유인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4월 셋째주부터 시작된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소개한 뒤, 소유즈 실제모습과 90% 이상 유사한 우주선 시뮬레이터 내부 모습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특히 우주선이 발사될 때 우주인들이 앉아서 카운트 다운을 기다리는 착륙모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전해왔다.
그는 이 모듈(착륙모듈)만이 지구로 귀환하기 때문에 착륙모듈이라고 부른다면서 내부에는 우주선을 제어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한 각종 장비, 우주인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장비, 착륙에 필요한 장비가 가득 차 있어서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곳에는 우주인을 위해 요람처럼 생긴 3개의 좌석이 마련돼 있는데 가운데 지휘자의 좌석을 중심으로 왼쪽이 엔지니어, 오른쪽이 한국 우주인의 좌석이라고 고씨는 설명했다.
좌석은 체구가 크지 않은 고씨가 않았을 때도 꽉 찬 느낌이 들 정도로 그리 넓은 편은 아니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은 이 우주선을 타고 아무것도 없는 우주공간을 이틀 동안이나 날아간다는 생각을 하면 긴장감과 짜릿함이 동시에 느껴진다며 우주비행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j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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