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 엄마’의 진한 사랑
샌개브리엘 29세 미혼녀
교도소 수감됐던 18세 포함
10대 4명의 엄마 역할
아이들“하나뿐인 내 엄마”
29세의 여성이 14~18세의 10대 3명을 아들딸로 입양하고 15세 소녀까지 후견인 자격으로 돌보는 스토리가 17일 LA타임스 컬럼 원 기사로 소개됐다.
샌개브리엘에 거주한 데이나 베넷(29)은 결혼도 하기 전에 부모에게 학대받고 버려졌던 10대들의 엄마부터 되어버렸다. 포스터 어린이를 돌보는 포스터 엄마들은 많지만 머리가 다 커버린 10대들을 입양하는 사례는 거의 없어 이례적인 데다 그녀는 한술 더 떠서 지난해에는 18세된 케이시까지 아들로 입양했다.
케이시는 6세 때 학대받는 부모에게 강제 격리된 후 8년을 포스터홈, 그룹홈, 친지 집을 떠돌았으며 정신질환에, 그녀가 만났을 때는 절도죄로 체포되어 청소년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였다. 베넷의 수감 중인 청소년 입양 케이스는 최초로 기록될 정도다.
그녀는 24세에 마약중독 엄마에게 버림받은 당시 11세의 브리아나(현재 15세)의 입양모가 된 데 이어 2년 후 다시 가정에서 어릴 때 격리되어 여러 포스터홈을 전전했으나 포악한 행동과 성질로 갈 곳이 없어진 당시 11세의 사만다(현재 14세)의 엄마가 됐다.
딸이 된 사만다의 요청으로 강제 격리 때 헤어졌다는 오빠 케이시의 행방을 수소문했고 여러 가지 복잡하고 불가능한 여건을 극복, 지난해 9월 그의 입양절차도 마쳤다. 또 케이시가 수감되었던 주립 정신병동에서 만난 한 갈 곳 없는 10대 소녀 페이스(15)의 엄마 노릇도 하고 있다. 어찌 보면 베넷은 불우이웃 구제를 사명으로 태어난 것 같다.
베넷은 어린 시절부터 장애자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쏟았다. 농아와 휠체어를 탄 장애자를 성심껏 돌봤고 10대 때는 자폐증 소년을 베이비시터하고 주말학교에서 맹아를 가르쳤다.오리건에서 대학에 다닐 때도 극빈층과 학대받는 자녀들의 포스터홈에서 봉사했다.
LA로 돌아온 후 그녀는 포스터 엄마로 ‘아무도 입양을 원하지 않는 10세 미만의 중증장애아’ 입양을 신청했던 것이 오늘로 이어졌다. 어렸을 때 부모에게 버림받고 여러 곳을 전전하며 천덕꾸러기로 성질이 배배 꼬인 10대들의 입양은 그녀 자신도 원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막상 만난 그들의 눈빛은 ‘절절한 사랑’을 원했고 그 눈길을 도저히 뿌리칠 수 없었다.
실제적으로 4명의 엄마가 된 베넷에게는 ‘엄마 사랑으로도 풀지 못한 숙제’가 아직 남아 있다. 집에 입주한 후 여러 면으로 적응이 힘들던 케이시가 몇 번의 단기 가출을 시도한 후 지난 3월 집을 나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것. 절도전과로 보호관찰형에 있던 그가 다시 소소한 도둑질을 하다 주인에게 적발되자 경찰에 넘겨질까 봐 미리 보따리를 싼 것.
깡통 등을 주으면서 케이시도 나름대로 자립 준비를 한다는 소식이 반갑고 가끔 만나 식사도 하지만 18세 이상이기 때문에 강제로 집에 들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그는 지난 어머니날에는 빈집에 들러 “세상에 하나뿐인 엄마”라는 쪽지를 남겼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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