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치않는 곰탕 맛처럼 30년 정도 경영’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입니다. 곰탕을 갈비 다음으로 세계적인 한국 음식으로 만들고 싶습니다”맨하탄 32가에 위치한 ‘뉴욕곰탕 하우스’(대표 김유봉). 변치않는 곰탕 맛처럼 30년 정도경영
을 걷고 있는 한인 요식업계의 산증인으로서 현존하는 뉴욕일원 한인식당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한식 전문식당이다.

지난 1979년 맨하탄 27가에서 ‘곰탕집’이란 이름으로 출발, 1982년 32가로 옮기면서 지금의 간판으로 변경한 뉴욕곰탕은 창립이후 주력 메뉴인 곰탕을 개발, 판매하면서 이 분야에서 만큼은 자타가 공인하는 ‘명인’으로 불리고 있다. 뉴욕곰탕의 김 사장은 오래 전부터 곰탕을 한인만을 위한 음식이 아닌 세계적인 음식 중의 하나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지금껏 맨하탄에서 곰탕전도를 위한 한길을 걸어오고 있다.

한국음식 중에 가장 간단하고 영양가 많은데다 외국인들도 특별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있어 한국의 어느 음식보다 외국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 실제로 뉴욕곰탕의 고객 분포도를 보면 이미 외국인들로 상당히 채워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맛도 맛이지만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고객들의 입맛을 돋우기 위해서는 품질 관리와 고객 서비스가 우선입니다”라고 비결을 말하는 김 사장은 매일 출근하면 먼저 주방에 들러 음식조리 상태를 체크하고 직원들에게 서비스에 만전을 다할 것을 주문하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김 사장은 이 일을 벌써 28년 째 반복하고 있다. 뉴욕곰탕이 30년 가까이 곰탕 하나로
발전시켜올 수 있었던 것도 김 사장과 직원들의 이 같은 품질관리와 고객 만족서비스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물론 뉴욕곰탕이 곰탕만을 고집한 것은 아니다. 곰탕 외에도 다양한 한식 메뉴를 개발해 한인 식당계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기여한 바가 크다. 현재 한인 요식업계의 대표적인 메뉴가 돼 있는 ‘숯불구이’를 지난 1984년 한인식당으로는 처음 선보였는가 하면 ‘소한마리 모
듬구이’, ‘된장 우거지국’ 등 최초로 개발 판매, 폭발적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처럼 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도전정신도 뉴욕곰탕의 장수비결이 되고 있다. 그러나 뉴욕곰탕이 순탄한 길만을 걸은 것은 아니다. 지난 1991년 곰탕 통조림 제조사업에 뛰
어들었다가 심각한 자금난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브루클린에 세계 최초로 곰탕 통조림 공장을 설립해 현대 백화점과 롯데 백화점 등 한국의 유명 유통업체와 러시아 등지에 연간 20 콘테이너 상당의 물량을 수출하며 승승장구했으나 1997년 뜻하지 않게 한국에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수출길이 막혔던 것. 이로 인해 공장문을 폐쇄한 것은 물론 한동안 심각한 자금난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본업으로 다시 돌아온 김 사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직원들과 팔을 걷어붙이고 더욱 품질 좋은 음식 만들기와 서비스 개선에 나선 결과, 3년 만에 정상괘도에 진입했으며 현재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특히 이때부터는 한인 뿐 아니라 외국인 손님들을 타깃으로 한 체질개선을 통해 다른 업소보다 한발 앞선 경쟁력을 확보했던 것이 주효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도 외국인 고객을 꾸준히 넓혀가는 한편 곰탕을 갈비만큼 세계적인 음식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