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합의의 초기 60일도 북한 김정일은 BDA 문제를 핑계 삼아 그냥 넘겨버렸다. HEU(농축 우라늄) 문제도 아직 제대로의 조사도 되지 않고 있다. 인민군 창건 75주년이라고 남한을 겨냥할 각종 미사일로 평양 시내를 퍼레이드하고 엉성한 핵실험을 하고서도 기회만 있으면 핵보유국으로 인정해달라고 미국에 생떼만 쓰고 있다. 군 수뇌부를 바꾸고, 핵보유국으로의 야망과 선군정치의 고취를 내부 결속으로 내건 김정일의 가공할 뇌에 굴욕의 항복은 이제 없다 라는 악의 고집이 지워지지 않고 강력하게 입력되어 있다면 김정일은 파멸을 각오하고라도 한 번 더 핵실험이라는 방법을 휘두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북한에 남아 있는 유일한 항전의 방법이 그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은 리비아식 해법을 바라지만 북한은 리비아 선례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서로 불신하며 반세기 이상 적대관계를 유지해 왔다. 북한은 리비아와 비교할 때 자원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은 미국의 국익에 별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리비아의 대미관계 회복은 1986년 이후 가해진 미국의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고 리비아 석유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고 미국도 고유가 시대에 석유자원 확보라는 실리를 거두게 되었다. 영국의 중재 도움을 받은 리비아식 해결은 오랫동안 대결 상태를 유지해온 미국과 리비아 양국 모두의 승리다.
느슨해진 미국의 북핵전략은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북한은 필요가치도 없는 고물덩이 폐허인 영변 원자로 문제조차 손도 안 대고 있다. 마지막 미사일과 핵실험 등 붉은 금지선을 어긴 김정일을 참회케 하고자 지난 1월 베를린 메모로 이변을 낳게 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이었고,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부대표였던 빅터 차가 장본인이란 고해성사를 스스로의 입으로 한 것은 여러 의미가 있을 것이다. 빅터 차의 베를린 메모와 부시 대통령의 어이없는 배신으로까지 불려졌던 그 충격의 결단은 아무 결과 없이 조지타운 대학으로 가면서 가졌던 베를린 메모 내막의 워싱턴 포스트 인터뷰는 필자로서는 참으로 씁쓸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것이었다. 빅터 차의 인터뷰는 이제 미국이 2.13 합의의 정리단계로 들어간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동분서주 하던 크리스토퍼 힐은 이제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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