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구석기시대(기원 전 2만6천~8천년) 유럽의 수렵 채집민 사회에서도 사람이 순장됐다는 강력한 증거가 발견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피사 대학 연구진은 커런트 앤스로폴로지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체코 와 이탈리아, 러시아의 옛 무덤들에서 2명씩, 또는 집단으로 매장된 사람들과 풍부한 제물 및 장식들이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다수는 어린이거나 왜소증과 같은 신체 결함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렇게 여러 사람이 함께 매장되고 특별하게 처리된 것은 희생 의식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후기 구석기 시대 유럽인들은 죽은 사람을 매장했으며 구슬과 상아 등 많은 부장품들이 이들의 영적 세계와 내세관을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사고나 역병으로 죽은 사람들이 함께 묻히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새로 발견된 당시의 무덤 중에는 집단 매장이 예상보다 훨씬 흔하고 묻힌 사람 주변의 상황도 특별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전체의 5분의1에 달하는 집단 매장 묘지는 자연사로 보기 어렵다면서 순장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체코 모라비아 지방의 한 무덤에서는 선천성 신체 장애를 가진 1명을 비롯, 세 어린이가 이상한 형태로 누워있는 것이 발견됐고 이탈리아에서는 한 여성의 유해 옆에서 왜소증을 가진 청소년의 유해가 발견됐다. 또 러시아에서는 상아 구슬로 화려하게 장식된 어린 10대 2명의 유골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런 상아 장식품들은 특별히 어린이용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를 만드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라면서 이는 어린이들이 죽기 오래 전부터 의식이 준비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무덤마다 나이와 성별이 각각 다른 사람들이 함께 묻혔다는 것은 질병이 아닌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들은 두려움이나 증오, 혹은 숭배의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와 마야, 아스텍 문명과 같이 복잡한 고대 사회의 순장 증거들은 종종 발견되지만 이보다 훨씬 오래 전인 후기 구석기 시대의 유물에서 순장의 증거가 발견된 적은 없었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수렵 채집민 사회가 생각보다 더 발달됐을 가능성을 점치면서 후기 구석기 시대 사회에 근대 채집민사회에도 알려지지 않았던 복잡한 상호작용과 공통의 신앙과 상징 및 의식 체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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