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모로 기이한 성질을 갖고 있는 토성의 위성 하이페리온은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본 적이 없는 구멍이 숭숭 뚫린 목욕 스펀지 모양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4일 보도했다.
미국 코넬대학과 미항공우주국(NASA) 에임스 연구센터 과학자들은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지난 2005년과 2006년 근접비행으로 촬영한 고해상도 영상들을 합성한 결과 이처럼 깊은 구멍으로 가득한 표면 모습을 재현했다.
연구진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린 두 개의 연구보고서에서 하이페리온 표면의 최고 40%가 깊은 구멍이 숭숭 뚫린 형태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 어느 천체에서도 볼 수 없었던 스펀지 같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하이페리온의 표면을 뒤덮고 있는 구멍들은 대부분 지름 2~10㎞로 원래의 깊은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우주암석이 충돌해도 충돌 현장에서 사방으로 흩어져 나가는 분출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학자들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지구의 달에 큰 운석이 떨어지면 표면에 깊은 구멍이 생기고 엄청난 양의 바위와 먼지가 사방으로 흩어졌다가 다른 운석공에 떨어져 일부를 메우지만 하이페리온의 표면은 너무 쉽게 부서져 운석이 떨어져도 구멍은 생기지만 분출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주변의 운석공들이 형성 당시의 깊은 형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름이 붙은 토성 위성 48개 가운데 8번째로 크고 불규칙한 모양의 위성으로는 가장 큰 하이페리온은 평균 지름 270㎞이지만 형태가 너무도 불규칙해 지름이 곳에 따라 190~364㎞ 까지 차이가 난다.
하이페리온은 또 다른 토성 위성들과 달리 자전축의 심한 변동으로 토성에 조석(潮汐) 고정돼 있지 않아 회전 방향 예측이 매우 어렵다.
이번에 학자들이 새로 발견한 또 하나의 사실은 하이페리온이 대부분 얼음 형태의 물로 이루어졌고 암석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하이페리온의 표면 주성분이 물이긴 하지만 더러운 물이라면서 신선한 물이라면 햇빛에 비친 모습이 밝게 나타나야 하는데 실제 나타난 모습은 몹시 지저분하다고 밝혔다.
이렇게 물이 더러워진 이유는 표면에 흩어져 일부 운석공에 집중된 탄소 및 수소 성분의 불그죽죽한 유기물질 때문이며 이런 오물 성분은 이아페투스와 같은 다른 위성에서 발견되는 물질과 매우 비슷하다고 학자들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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