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을 갈 때마다 설악산 대청봉이나 한라산 정상 중 한 곳을 오른 후 돌아온다.
6월 초순쯤 설악산 대청봉 산행길에 산악인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한 여성이 어제는 장충 체육관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 결성대회를 했는데 전국에서 10만 명도 더 몰려와 대성황을 이루었다면서 흡족해한다. 자기는 자비로 버스 2 대를 대절해서 자기 지역 사람들의 교통편의를 제공했다며 의기양양하다.
그 여자분에게 이명박 씨의 승리를 확신하느냐 물어 보았다. “모르지예. 노무현이도 당선되는데 마, 인기 상위 퍼센티지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꺼”한다. 한국 선거풍토의 이변은 속수무책임을 실감하는 모양이다.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해체론과 위기론을 막고자 위기의 진앙으로 지목되는 자신이 탈당하면 당의 결속력이 회복될 것으로 믿었을 것이다. 임기 말의 대통령으로서 밀려오는 레임덕을 피하기엔 역부족인 듯싶다. 인기가 바닥을 헤매는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것이 득표 전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인 듯 짐 싸들고 당을 떠나는 정치인과 중책을 맡겼던 전직 장관까지도 속속 떠나고 있지 않은가.
지금의 선거 양상은 정당 기반보다는 지지 세력과 미디어 스타 탄생 퍼포먼스를 통해 대통령이 되기를 꿈꾸는 대선주자가 생겨날듯 싶다. 지난번 선거에서 무소속 의원들이 대거 입성하는 결과에 고무된 정치 야심가들에겐 정당이란 돈과 시간만 많이 드는 비효율적 하드 웨어로 인식된 듯하다. 결정적 한방만 제대로 먹이면 승리한다는 호사가들의 입방아 소리를 듣기 어렵지 않다. 각 당의 후보자 경선에서 패배한 대선 주자들이 승복할 것이라는 기대는 아무래도 욕심인 듯싶다. 대선 주자가 많을 때 지역을 이용하면 승부를 겨룰 수 있다는 야심가들이 존재하는 한.
전직 대통령이 정치에 초연하지 않는 한 지역 파당정치로 치달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모 전 대통령은 무엇이 되느냐 보다는 어떻게 사느냐를 주창했었고 대통령을 지낸 뒤에 은퇴한 사람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던 말을 믿었던 국민의 마음은 서글프다. 바라기는 알현하는 후배 정치인들에게 가급적 정치 이야기를 삼가시고 굳이 말 하고 싶다면 훼어플레이 선거를 훈계하시고. 정치 스승을 뵙더라도 은밀하게 만나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경제발전 속도의 버금가는 정치권의 발전을 진정 바란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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