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신기 2㎞ 내 백혈병 위험, 20㎞ 밖의 2.15배
어린이들이 AM 라디오 전파송신기 주변에 살면서 장기간 라디오전파에 노출되면 백혈병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커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단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하미나 교수팀은 22일 백혈병 및 뇌암의 발생과 환자 거주지-전파송신기 간 거리, 전파 노출량 등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송신기로부터 2㎞ 안에 사는 어린이의 백혈병 위험이 20㎞ 밖보다 2.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최근 의학전문지 ‘미국전염병학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실렸다.
연구진은 건강보험과 국립 암 등록 자료를 토대로 전국 14개 병원의 15세 이하 백혈병 환자 1천928명과 뇌암 환자 956명, 호흡기 질환자 3천82명을 선택하고 이들 거주지 주변에 있는 출력 20㎾ 이상의 AM라디오 전파송신기 31대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전파송신기 31대 중 29대는 1980년 이전에 건설되고 나머지 2대는 1991~1995년 건설됐으며 분석대상 환자들의 평균 출생연도는 1988년으로 모두 전파송신기의 라디오 전파에 오랜 기간 노출된 것으로 간주됐다.
연구진이 지역적, 사회.경제적 요인 등을 제거한 뒤 라디오 전파 노출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파송신기에서 2㎞ 안에 사는 어린이들의 경우 모든 종류의 백혈병 위험도가 20㎞ 밖에 사는 어린이보다 2.15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린이들에 노출된 라디오전파의 총량을 계산한 뒤 이들을 노출량에 따라 4그룹으로 나눠 노출량과 질병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노출량이 두번째와 세번째로 많은 그룹의 림프성 백혈병 위험이 노출량이 가장 적은 그룹보다 각각 1.59배와 1.39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출량이 가장 많은 그룹과 가장 적은 그룹 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뇌암과 유아 암 발병 위험도 AM 라디오전파 노출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결과로 볼 때 라디오전파는 강도보다는 총 노출량이 어린이 백혈병과 더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라디오전파 노출이 암을 일으키기보다는 암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연구는 전파노출량을 거리 위주로 계산해 노출량이 주변 지형 등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반영하지 못해 어린이들의 실제 노출량이 추정치와 다를 수 있는 등 여러 한계점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이번에 드러난 라디오전파 노출과 백혈병 위험 간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밝히는 것과 함께 타당한 라디오전파 노출량 계산법을 이용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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