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블 투(terrible two)를 무사히 넘기고 미운 세살 후반에 치닫고 있는 아들놈과의 일상은 전쟁이나 다름없다는 푸념 섞인 한숨에 후배 기자가 한번 보라고 추천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육아 면을 담당하는 기자는 물론이고 좌충우돌 아이 키우느라 정신없는 젊은 엄마들이라면 꼭 한번 보라고 권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부모들로부터 SOS 요청이 들어오면 집에 머물며 관찰한 후 전문가들을 동원해 아이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진단하고 개선해주는 식으로 진행하는데 일상에서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훈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의 심리상태는 어떤지 등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내용을 다양하게 가르쳐준다.
신기한 소리가 나는 장난감만 보면 자지러질 듯 우는 정순이, 장난감, 신발 등의 소품을 꼭 그 자리에 두어야 안심이 되는 현민이, 친구들을 마구 때리고 공격적인 혜진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꼬마 친구들로 모두 4~7세 사이인데 언뜻 보면 천진난만하고 철없는 아이들이지만 어떤 순간, 어느 특별한 상황에 부딪히면 아무도 통제할 수 없을 만큼 포악해지거나 극악해져 ‘못 말리는 아이들’이 돼 버리고 만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은 일명 ‘문제아’로 소개된 아이들의 문제가 다름 아닌 부모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장난감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순이는 부모로부터 받은 가혹할 정도로 무서운 꾸지람이 장난감 소리와 연관되어 나쁜 기억으로 고착된 것이고, ‘하지마’ ‘안돼’ 등 매사 부정적인 언어를 주로 사용하는 부모와 함께 생활한 현민이는 소아강박증이 생겨 무언가 그 자리에 있어야 안정감을 느끼는 상태며 엄마와 아빠가 자주 다투고 아이와 잘 놀아주지 않는 혜진이는 사회성이 전혀 발달되지 않아 공격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러한 문제점은 모두 아이들이 부모와 자연스레 형성되어야 할 애착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아이들마다 모두 다르게 문제를 표출할 뿐이지 그런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은 모두 엄마와 아빠가 제대로 돌봐주지 않아 시작된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한 대부분의 젊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것을 ‘훈육’으로 잘못알고 있다는 것도 아이들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놀라운 것은 아이들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전문가들이 제시한 방법들은 대부분 거창하고 어려운 것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아이가 실컷 웃게 해주는 것. 누구나 맘만 먹으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우리 아이들을 위한 특효약으로 처방 되었다는 사실은 부모들이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TV 앞으로 아이들을 밀어 넣진 않았는지 반성케 하는 대목이다.
성민정 /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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