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부진으로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의 거취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론 악화 불구 경질엔 현실적 어려움 많아
일본과 3-4위전 돌파구 될지 의문
과연 핑크슬립을 피할 수 있을까.
2007 아시안컵에서 결승진출에 실패한 한국대표팀의 핌 베어벡 감독이 다시 매우 ‘뜨거운 의자(Hot seat)’ 위에 앉게 됐다. 비록 당초 감독자리를 건 마지노선으로 천명했던 4강에는 올랐지만 5게임에서 단 3골과 1승(승부차기는 공식기록상 무승부)을 올린 성적표는 우승을 목표로 했던 팀으로선 남부끄럽고 초라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비록 4강에 올랐다고는 하나 내용이 너무 좋지 못해 그동안에도 곱지 않았던 베어벡감독에 대한 시선이 더욱 싸늘해질 것이 분명하다.
물론 한국은 이번 대회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 설기현(레딩) 등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주전 3인방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이미 대회전부터 알고 있었던 일로 베어벡 감독 자신도 이를 변명삼지 않겠다고 못 박은 바 있다. 그리고 이들의 결장으로 인한 전력손실도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보여준 무기력함을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5경기에서 단 3골. 그것도 마지막 2경기는 120분씩을 뛰었으니 거의 6게임에 해당하는 플레이를 하고도 달랑 3골에 그친 것은 아무리 잘 봐도 약간 심했다.
물론 베어벡감독은 이런 시각과 전혀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이번 대회 한국이 아주 투혼의 경기를 했다며 사우디와 바레인전의 무승부와 역전패는 다 이긴 경기에서 수비수들의 실책으로 인해 나온 것이었고 홈팀 인도네시아를 꺾은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이란을 꺾고 이라크에 승부차기로 패한 것도 부진한 퍼포먼스였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밀린 경기를 하지 않았고 끝까지 투지로 최선을 다했다”면서 “만약 한국국민들이 그 정도론 충분치 못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한국 국민들의 문제이지 내 문제가 아니다”고 강경한 자세를 견지했다. 그는 또 자신의 거취에 대해 “나는 이미 결정을 내렸지만 그 것을 말해줄 순 없다”면서 “지금은 월드컵 예선을 생각할 때가 아니며 다만 여기서 노렸던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계속해서 “이번 실망감에서 회복될 것이다. 3-4위전은 축구에서 가장 보기싫은 게임이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승리를 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3-4위전 상대가 일본으로 결정됨에 따라 숙명의 라이벌인 일본을 꺾는다면 경질여론이 상당히 누그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칼자루를 쥐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측은 베어벡 감독의 거취가 “대회가 끝난 뒤 논의할 문제”라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협회로선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 일단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첫 목표였던 4강에 오른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당장 다음달에 시작되는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두고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을 겸하고 있는 베어벡 감독을 흔들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과연 베어벡호의 운명은 어떻게 될 지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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