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만 할 것인가. 교회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명분도 그럴듯하니 어찌 말릴 수가 있겠는가. 행여 장사를 하는 것을 보고 무슨 말이라도 할라치면 교회에서 하는 일인데 왜 그러느냐, 우리도 자진해서 봉사를 하는 것이며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말만 많이 한다고 분명 흉을 볼 것이다. 가끔은 강매도 이루어진다. 주님의 일을 하는 것이니 무조건 하나씩 사라고도 한다. 입장이 곤란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바자회 때가 되면 으레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 얼마 전 바자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기관에서는 무엇을 팔고, 저 기관에서는 무엇을 팔고 저마다 목표액을 정해 놓고 열심이다. 몇 년 전 바자회 때다. 목사님이 들어오시다가 교인들이 장사하는 모습을 보시고 속상하신 것 같다. 점심을 먹는 식당 입구에 버젓이 좌판을 벌여 놓고 장사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심지어 큰 소리로 호객 행위도 한다. 목사님이 오셔서 옆에 계신 집사님과 나에게 “주일에는 장사하지 말라고 하였는데 버젓이 장사를 하니 안 된다” 하시고 행여 장사를 해도 물건은 오늘 주고 나중에 돈을 받는 방법으로 하라고 하신다. 목사님도 얼마나 속상하시면 그리 하시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장사를 여기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장사를 하더라도 조용조용 한쪽에서 하든지 당일날만 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왜 그러냐고 물어 오는 교인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협조를 구하니 알았다고 하면서 한쪽으로 물린다.
예수님도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 하시면 성전 장사치들을 물리치셨다. 예수님 다시 오셔서 교회에서 장사하는 우리들의 모습에 크게 화를 내신다면 어찌 하겠는가. 누가 말려야 하는가. 목사님이 말려야 한단 말인가, 아니면 장로님이 말려야 한단 말인가, 권사, 집사님이 말려야 하는가. 예수님은 우리 모두가 말리기를 원하고 계실 것이다. 우리가 먼저 서로서로 권하고 깨우쳐서 정말 성전다운 성전으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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