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학자들이 유전자 조작을 통해 머리가 최고 12개나 달린 해파리들을 만들어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일 보도했다.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 플러스 원에 실린 이 연구는 산호초를 비롯, 다두(多頭) 동물들의 군체가 자연상태에서 어떻게 형성되는 지를 밝혀주는 단서를 제시하고 있다.
독일 하노버 대학 연구진은 해파리류의 배아 발달 과정에서 몸의 형태를 결정하는 이른바 시녹스(Cnox) 유전자를 조작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시녹스 유전자는 사람의 몸 형태를 결정하는 혹스(Hox) 유전자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들은 프랑스 남부 해역에서 채집한 유럽 히드로해파리(Eleutheria dichotoma)들의 세포에 시녹스 유전자의 활동만을 정지시키도록 조작한 RNA 분자를 주입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해파리의 몸에 들어있는 바닷물 때문에 이런 분자들이 세포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지만 학자들은 해파리가 생명을 유지하고 RNA는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바닷물을 희석시켜 시녹스 유전자의 활동을 정지시켰다.
시녹스-3 유전자가 활동을 중지하면 두 개의 머리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 때 머리들은 먹이 섭취 등 기능면에서 완전히 정상이다.
더 나아가 시녹스-2 유전자의 기능을 정지시키면 2개 이상, 최고 12개의 머리가 생기는데 이런 생물체는 자연 조건에서는 매우 희귀하지만 산호들은 때로 한 몸통에 여러개의 머리를 갖는 방식으로 군체를 이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이 만들어낸 히드로해파리가 바로 이와 비슷한 것이다.
해파리는 산호처럼 적을 쏘는 바늘이 달린 자포(刺胞)동물에 속한다.
연구진은 산호를 비롯한 군체동물의 공동 조상이 오래 전 여러개의 머리와 관련있는 유전자를 적응시켜 군체를 형성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들은 단 몇 개의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것만으로 동물의 체제(體制: 몸의 기본형식)가 믿을 수 없을만큼 다양해진다는 사실을 이 연구로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동물의 전반적인 진화와 발달 과정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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