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우탄들은 말은 못하지만 자신의 뜻을 상대에게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같은 몸짓을 되풀이하거나 처음 몸짓을 수정하는 등 마치 무언극같은 행동을 한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BBC 뉴스 등이 보도했다.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 연구진은 모든 대영장류가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는 언어의 초기형태인 이런 의사소통 기술이 수백만 년 전 진화된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서 주장했다.
이들은 동물원 두 곳에서 사육되고 있는 오랑우탄 6마리를 상대로 한 실험에서 바나나ㆍ빵처럼 맛있는 먹이와 부추ㆍ셀러리처럼 별 맛이 없는 먹이를 들고 있는 사육사를 철창을 사이에 두고 대면시켜 이들의 반응을 유도했다.
이는 인간이 의사소통을 할 때 상대가 어떤 것을 알고 어떤 것을 모르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자동적으로 이용한다는 전제에서 출발, 매우 유연한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대영장류도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그러자 오랑우탄들은 사육사에게 손짓이나 입소리, 침뱉기 등 동작으로 맛있는 먹이를 달라는 뜻을 표시했으며 이에 대해 사육사는 원하는 먹이를 주거나 맛없는 먹이를 주거나 맛있는 먹이를 절반만 주는 세 가지 행동을 보여주었다.
이 때 맛있는 먹이를 모두 얻어 먹고 난 오랑우탄들은 더 이상 아무런 동작을 보이지 않았으나 사육사가 요구를 못 알아들은 척 하면서 맛없는 먹이를 주었을 때는 처음 동작 대신 새로운 동작을 보였고 원하던 먹이를 반만 얻어 먹은 뒤에는 원래의 동작을 되풀이하는 등 마치 무언극처럼 행동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오랑우탄들은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 몸짓을 하는 기술 외에 상대방이 무엇을 추측하는 지에 주의를 기울여 그들의 행동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능력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오랑우탄들은 사육사가 자신들의 의사를 완전히 이해하는지, 전혀 모르는지, 아니면 부분적으로 이해하는 지를 고려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오랑우탄이 인간과는 가장 촌수가 먼 대영장류라는 점을 들어 모든 대영장류가 이런 능력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