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를 가장해 미국에서 관심을 모았던 익명의 블로거가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편집자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의 비밀일기’(Secret Diary pf Steve Jobs)란 블로그를 통해 잡스를 까다롭고 이기적인 경영인으로 풍자하고 다른 첨단기술 기업인과 언론인, 벤처캐피털 관계자 등까지 엮은 글을 올린 블로거가 포브스의 수석 편집자인 대니얼 라이언스(46)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블로그는 지난 14개월간 많은 관심을 끌어 잡스는 물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까지도 이 블로그를 본다고 인정했을 정도다.
라이언스는 지난 5일 NYT 기자가 휴가를 즐기고 있는 메인주로 찾아가자 자신이 익명의 블로거라는 비밀을 잘 지키지 못했다면서도 이런 날이 올 것을 몇달간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그의 존재가 드러나게 된 것에는 그가 10월에 발간할 예정인 ‘스티브 잡스의 비밀 생활 풍자’라는 책이 일정 부분 기여했다.
책을 내기에 앞서 그의 대리인은 출판사를 찾아가 원고를 보여주면서 익명의 저자가 주요 경제지의 기자라는 점을 얘기했고 NYT는 이를 추적해 라이언스가 자신의 이름으로 블로그에 올린 글과 ‘가짜 스티브 잡스’에 쓴 글을 비교하는 작업 등을 거쳐 그를 찾아냈다.
라이언스는 ‘가짜 스티브 잡스’로 글을 쓰는 것이 중독성을 갖게 됐다면서 자신이 이 블로그를 그만두려고 2번을 시도했으나 왜 그만두냐고 묻는 독자들의 이메일이 쇄도해 다시 시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이 블로그에 70만명이 방문했다면서 최근에는 잡스의 딸인 리사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당신은 전혀 우리 아빠 같지 않지만 당신의 블로그는 재미있다는 글을 자신에게 보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가짜 스티브 잡스’가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것은 라이언스가 몸담고 있는 포브스의 발행인인 리처드 칼가드에게도 관심사여서 그는 이 블로거가 누구로 추정되는지를 포브스에 알려준 사람 중 처음으로 맞춘 사람에게 최고가 아이팟을 증정하겠다고 포브스 웹사이트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라이언스는 이로 인해 자신의 존재를 회사에 더 숨길 수 없다고 판단해 칼가드 발행인과 몇몇 동료에게 자신이 익명의 블로거임을 토로했다.
신문은 칼가드 발행인이 이 블로그를 높게 평가하고 라이언스가 포브스의 일원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면서 포브스가 ‘스티브 잡스의 비밀일기’ 블로그를 포브스 웹사이트로 9월에 옮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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