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스파이더 맨이 실현될 날이 멀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토리노 폴리테크닉 대학의 엔지니어 겸 물리학자인 니콜라 푸뇨(35) 박사는 최근 스파이더 맨의 옷을 만들 수 있는 공식을 정립한 논문을 물리학 저널에 발표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29일 전했다.
그의 이번 연구 결과는 자연적 형태의 접착력에 대한 기존의 연구에서 한 걸음 더 진전됐다.
기존의 연구는 중성원자 간의 약한 인력인 `반데르발스의 힘’이 기어 다니는 벌레들이 보여 주는 놀라운 힘의 주요 원천이고, 무엇보다 거미의 발에 있는 작은 털들이 물체 표면의 분자들에 붙은 뒤, 그런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결론을 지은 바 있다.
하지만 푸뇨 박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이 벽이나 천장에 계속 붙어 있을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쉽게 다시 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접착력들의 위계 질서’를 정식화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벨크로’(Velcro. 일명 찍찍이)와 같은 기능을 하는 나노 분자 크기의 극히 미세한 찍찍이를 개발하는데는 탄소 나노튜브 테크놀러지가 활용될 수 있으며, 이러한 분리 가능한 접착력은 반데르발스 힘과 모세관 인력 등과 더불어 활용될 수 있다는 게 푸뇨 박사의 설명이다.
푸뇨 박사는 우리의 이론은 우주 탐험 및 국방 분야에서부터 초고층 빌딩의 유리창 청소를 위한 장갑과 신발을 디자인하는데 이르기 까지 많은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론이 특히 중요한 것은 거미나 도마뱀의 발과 마찬가지로 나노 크기의 찍찍이가 자체 세척 및 방수 기능을 지니고 있어 더러운 표면이나 악천후, 심해저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는 스파이더 맨의 옷이 진짜 제작되려면 그 이전에 많은 역학적 문제들이 해결돼야 하며 이 접착력의 규모 효과에 대한 연구도 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더욱이 도마뱀과는 달리 인간은 장시간 벽에 붙어 있게 되면 엄청난 근육 피로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푸뇨 박사는 이번 연구로 한 걸음 더 가까워 진 만큼, 사람들이 끈적이 장갑과 신발만을 갖고 미국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올라가는 것을 볼 날도 그렇게 멀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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