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이 돌아왔다. 2001년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불바다가 되며 검은 연기가 나는 높은 빌딩위에서 종이쪽지처럼 떨어져 내리던 사람들, 그날의 처절함과 슬픔을 달래줄 책 한권을 이 가을엔 읽어보자.
9.11 테러를 소재로 한 최복림 장편소설 ‘생스빌의 그 언덕’은 가슴아픈, 애절한 사랑 이야기지만 민족애와 인종화합을 바탕에 깔고있다.
수많은 지구촌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9.11 테러의 한 현장인 펜실베니아 외곽 생스빌 언덕, 그 현장에 폭우가 내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시 테러로 희생된 동부에서 서부로 가는 4대의 비행기 중 한 대인 유나이티드 93 안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약혼녀인 한인여성 줄리를 만나러 오는 백인청년 타드가 있었다. 애인에게 청혼하며 줄 약혼반지를 지닌 채 그는 조종석의 테러범과 격투, 비행기가 추락하며 워싱턴을
구한 영웅이 된채 생스빌 언덕에서 산화하고 만다.
그가 숨진 사고현장을 찾아온 줄리는 그와의 슬픈 기억을 되살린다. 그날이후 다시 직장으로 돌아간 그녀는 열심히 일하며 그를 잊고자 노력하고 직장 상사인 레바론 출신 아랍인 오마르는 그런 그녀를 사랑한다.
소설 중간 중간에는 심금을 울리는 시한폭탄이 깔려 있다.
타드의 아버지는 뉴왁공항 주차장으로 아들의 차를 찾아가니 낡은 차라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아버지가 눈물 흘리며 하는 말 “아들만 죽은 것이 아니었구나, 그가 타고다니던 자동차마저 죽었구나”또한 오마르의 아버지 하비브는 미국에서 의사로 일하며 유엔을 통해 조국인 레바논 의료 봉사를 하고 내전 후 레바논을 찾아가는 아들에게 ‘네가 지닌 모든 것을 주고와라, 동족애를 주고오너라’고 당부한다.
UBS 직원으로서 싱가포르에 연수를 함께 갔다가 미국 공항에서 이민국 관리와 FBI에서 조사받는 오마르, 그를 편들다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옷을 벗기는 모욕적인 검사를 당하는 줄리, 공항 심문이후 둘은 공동 운명 의식을 갖게된다. 5년후 기독교를 믿는 줄리는 다시 생스빌 언덕을 찾아간다. 이번에는 이슬람을 믿는 청년 오마르와 함께. 타드에게 양해를 구하고 싶은 것이다.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언덕을 내려와 두 종교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자, 제자리에 돌아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자 한다.
이 소설에는 작가가 쓴 시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한그루의 나무였으면 좋겠다. 찾아가면 항상 그 자리에 서 있는“ 같은 시가 작품 중간마다 실려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이다.
저자는 생스빌 언덕, 레바논의 역사 현장, 종군기자들이 머물렀던 카마도르 호텔을 직접 찾아가고 9.11위원회 보고서 자료 수집 등 발품도 부지런히 팔았으며 종교전쟁에 관한 해박한 지식, 오랜 경험을 이 소설 속에 녹여냈다. 저자 최복림씨는 1975년 도미, 전 뉴욕한국일보 편집국장
으로 현재 골프샵 골프타운을 경영하며 글을 쓰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9.11을 앞두고 소개하는 이 책은 한국일보 본지를 비롯 주요 일간지에 서평이 게재됐으며 현재 뉴저지 교포 서점과 퀸즈 베이사이드 골프타운에 가면 구입할 수 있다. (▲문의; 718-357-2346)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