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이 그리운 풍성한 가을, 가볼만한 곳 어디 없을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결을 느끼게 되면 생각나는 것은 아스라한 기억 속에 있는 고향의 추석과 밤송이 쩍쩍 벌어지던 산, 황금들판이다.
달라스와 포트워스 지역에서 1시간 20분여 거리에 위치한 배 과수원, 원더풀 오처드(Wonderful Orchard, 오클라호마)는 운전 부담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가깝고, 가을의 정취를 한껏 맛볼 수 있어 가족 나들이로 제격이다.
원더풀 오처드 인근 30-40분 거리에는 터너 폭포(Turner Fall)와 머레이 호수(Lake Murray), 칙카소 국립공원(Chickasaw National Park), 야생동물원(Lexington Wildlife Management Area) 등이 있어 한꺼번에 돌아볼 수도 있다.
달라스에서 하이웨이 I-35E 를 타고 오클라호마 방향으로 가다보면 덴튼과 게인스빌을 지나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주 경계선에 이르게 되고, 오클라호마 주에 들어서자마자 1번 출구로 빠져나가면 오른쪽으로 윈스타 카지노가 있고, 그 앞 도로에서 좌회전을 해서 1.5마일 시골길을 달리면 나오는 곳이 바로 깊은 가을 하늘 배경으로 아름다운 금빛 열매를 주렁주렁 수놓고 있는 원더풀 오처드이다.
원더풀 오처드는 올해 배가 잘 익어 농장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주스가 많은 동양의 배 맛을 마음껏 선사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배나무 키가 크지 않기 때문에 배나무 사이사이를 걸어 다니며 색깔이 좋고 큼직한 배를 골라 따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도 배따는 재미를 맛 볼 수 있을 정도다.
원더풀 오처드에는 동물들을 만지고, 관찰할 수 있는 페팅 주(petting zoo)도 있어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있다.
“스티븐, 스티븐...”이라고 농장 주인이 부르는 소리는 사람을 찾는 소리가 아니다. 몇 차례 스티븐을 더 부르면 흰색 당나귀 두 마리가 철망 울타리 옆에 서있는 주인한테 다가온다. 중국인 농장 주인은 어린아이라면 불끈 들어 올려 흰 당나귀 등을 쓰다듬게 해주는 친절을 기꺼이 베푼다.
농장 주인의 모습이 보이면 울안의 오리 떼가 “꽥 꽥 꽥 꽥....”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태어난 지 겨우 2주된 귀여운 새끼 염소는 까만 눈을 뜨고 사뭇 어미 뒤를 쫓아다니며 밑으로 파고든다. 젖꼭지를 물려고....
한쪽에서는 흰털이 탐스러운 토끼들이 사람 눈을 피하기 위해 숨어있다. 농장주인은 어린아이들에게 토끼를 보여주려고 애를 쓰고, 토끼들은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 달아난다.
농장 주인은 해와 달, 개천을 그리고, 한자로 써서 방문객들에게 설명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아이들은 신기해하기도 하고, 재미있어 한다. 한인 방문객들이 손가락으로 한자 이름을 쓰면 중국식으로 발음을 한다. 때론 너무 흡사해 놀랍기도 하고. 농장 주인의 서예가 친구가 옆에 있다면 더 재미있는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농장에는 90년 된 거목이 있어 분위기를 더해 준다.
배는 농장 주인이 제공하는 플라스틱 통에 담아 가지고 와서 파운드 당 계산해서 값을 계산한다. 한 통에 대개 20파운드가 나가기 때문에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고 마음에 드는 좋은 배만 따 담는 게 좋다.
과수원은 제초제를 쓰지 않아 잡풀이 큰 편이니까 배를 따기 전에 개미집이 있는지 살펴보고 따야 나중에 고생을 면할 수 있다. 농장에서 식사를 원할 경우 20명 이상일 경우 미리 주문할 수 있다. 1인당 10달러.
농장은 화요일과 목요일은 문을 닫고, 주 5일 연다. 입장시간은 오전 9시-오후7시.
원더풀 오처드 주소 및 전화: Box 522, Gladney Lake Rd., Thackerville, OK 73459, (469)877-7881.
<최용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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