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맥니콜 ‘표준전쟁’ 출간
시장의 표준은 제품의 성능이 아닌 ‘소비자의 기호’에 의해 결정된다.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제품, 그것이 곧 표준이라는 뜻이다.(287쪽)
종합잡지 ‘와이어드’의 객원 편집자인 톰 맥니콜은 표준전쟁을 벌이는 표면적 이유는 기술을 구현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지만 사실은 그 바탕에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말한다.
표준전쟁으로 벌어진 결과는 곧 그 시장의 대세를 이룬다. 소비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쓰게 된다.
대표적인 표준전쟁 사례는 비디오 녹화방식인 VHS 대 베타맥스, 컴퓨터 운영체제인 MS윈도 대 매킨토시 등을 꼽을 수 있다.
맥니콜은 저서 ‘표준전쟁’(알마)에서 이것들에 앞선 최초의 표준전쟁으로 교류와 직류의 전쟁을 소개한다.
싸움의 두 축은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 그리고 세르비아계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와 거물 사업가 조지 웨스팅하우스였다.
1881년 소리를 재생하는 축음기와 완벽한 전구를 연달아 발명하면서 최고의 명성을 누리고 있던 에디슨은 직류전기를 생산해 각 가정에 보급하는 원대한 사업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에디슨 밑에서 잠시 일했던 테슬라는 교류를 연구하고 있었다. 에디슨이 직류로 대부분의 전기 시장을 선점한 상태에서 그 시장에 뛰어든 웨스팅하우스는 교류의 잠재적 가능성에 흥미를 느껴 테슬러를 만나게 된다. 직류와 교류의 전쟁은 이렇게 시작됐다.
직류와 교류의 차이를 잠깐 살펴보자. 에디슨의 직류 시스템에서 전류는 거대한 발전기에서 생산돼 소비자의 전구를 향해 한쪽 방향으로만 흐른다. 반면 교류는 자기장을 끊임없이 바꾼다.
저자는 직류는 19세기 전기전쟁에서 교류에 패했지만 지난 100년 동안 교류 시장을 서서히 잠식해왔다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휴대용 전기장치, 예를 들면 노트북, 휴대전화 등은 직류로 작동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표준전쟁에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음을 보여주는 전기의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그에 따른 시장의 판도와 사람들의 생활양식도 변하기 때문이다. 직류와 교류의 전쟁은 기술표준을 선점하는 쪽이 시장을 지배한다는 교훈을 준다.
박병철 옮김. 308쪽. 1만5천원.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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