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도, 해임도 아니다” 아리송한 주장
새 감독에 이스라엘 출신 그랜트 선임
지난 3년간 팀을 2번이나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조제 무리뉴 감독이 전격 사임한 첼시가 20일 이스라엘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바 있는 아브람 그랜트(51)를 신임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그랜트는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가까운 친구사이로 알려졌고 예전 첼시의 풋볼 디렉터로 재직한 바도 있는데 그가 임시로 감독을 맡은 것인지, 정규감독인지는 발표되지 않았다.
첼시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무리뉴 감독과의 결별은 상호합의에 의한 것이라며 “조제(무리뉴)는 사임한 것이 아니고 해임된 것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팀과 조제의 관계가 완전히 깨어진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라는 애매모호한 주장을 펼쳤다. 무리뉴 감독은 이날 런던 서쪽에 위치한 팀의 트레이닝 콤플렉스에 도착, 선수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무리뉴의 갑작스런 사임은 무엇보다도 첼시의 억만장자 구단주 아브라모비치와의 구단운영에 대한 파워다툼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갈망해온 아브라모비치는 FC포르투(포르투갈)를 유럽 챔피언에 올려놓은 무리뉴가 그보다 훨씬 풍부한 재원을 지닌 첼시를 정상에 올리는 것은 시간문제로 믿었으나 무리뉴는 그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 무리뉴 재임기간동안 첼시는 50여년만에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으나 정작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회연속 4강서 고배를 마셨다. 자존심 강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무리뉴 역시 아브라모비치의 ‘간섭’에 단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아 두 사람간의 갈등이 폭발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결국 올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슬로스타트를 끊은 첼시가 18일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한 수아래로 여겼던 로젠보리(노르웨이)와 홈에서 1-1로 비긴 것이 도화선이 돼 결별수순을 밟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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