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스카를 가다
탓셴쉬니-알섹 강을 따라
(6) Bear Bite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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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쉬는 날이라 그런지 “커-피-“라는 기상 나팔이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세면하러 강가로 갔는데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았다. 강가에 곰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난 것이었다. 그 주위로는 도요새 (sand piper) 발자국이 방향 감각없이 늘어서 있었다. 밤새 곰이 텐트 사이로 왔다갔다 했었으니…
곰을 직접 대면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곰을 대면했을 때, 바람이 곰 쪽으로 불면 후각이 발달된 곰은 판단이 쉽지만, 바람이 그 반대 쪽으로 불면 곰은 확인을 위해 가까이 접근한다고 한다. 요세미티 국립 공원에서 몇 번 곰을 보긴 했었지만 주위에 사람들이 있어 크게 위험을 느끼지 않았었다. 곰을 피하기 위해서는 짙은 향내의 화장품 등을 텐트 안에 두지 말고, 음식물이 옷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생리 중인 여자도 위험할 수가 있다고 한다. 곰은 등이 가려우면 나무에다 대고 등을 비비며 이로 인해 나무 껍질이 벗겨질 때도 있다.
아침 식사 후, 틀링기트 인디언 역사 강의가 계속되었다. 곰과 결혼한 여인의 이야기였다. 마치 단군 시절 웅녀의 이야기를 듣는 듯 했다. 그렇다면, 정말 인간과 곰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곰은 아주 꾀가 많고 재빠르다고 한다. 왜 우리는 곰을 미련하다고 했을까?
강의가 끝나고 얼마 후, 자연 속으로 하이킹을 갔다. 조그맣고 빨간 열매가 눈에 띄는데 soup berry로서 곰이 먹는 열매라고 한다. 많이 따서 짓누르면 비누처럼 거품이 난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단다. 며칠 뒤 다른 곳에서 찾은 곰의 변을 보니 빨간 색에다 씨앗들이 쏟아져 나왔었다. 이 자연 강의를 맡은 John은 60년대 히피로서 샌 프란시스코 주립대학에서 생물학 석사를 받았다고 한다. 눈에 보이는 식물마다 상세한 설명을 하는데 너무 많은 것을 배웠는지 기억에 남지를 않는다.
하이킹이 끝나고 캠프로 왔을 때에는 각자 자유 시간을 가졌다. 또 다른 의문하나가 풀리는 시간이었다. 샤워에 관한 의문으로, 강물을 데워서 2 갤런 물통에다 찬물을 적당하게 섞어 숲 속의 나무에다 매달아서 쓰는데, 놀란 것은 이 정도의 물로 샤워를 할 수 있으니 집에서는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을 낭비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약간의 모래도 물통에서 나왔었지만 머리를 감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
캠프 파이어가 세워지고 먼 산을 맴도는 태양의 흔적을 보면서 저녁 식사를 나눴다. 정수제를 타지 않고 물을 마신 사람들로 부터는 배탈났다는 소식이 없었다. 또 다시 강을 따라갈 내일에 대한 호기심을 잠시 미루고 꿈나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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