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위원장 시종 무표정… 포옹 없어
노, 평양시민 환영속‘오픈카 퍼레이드’
환영회장 나온 김위원장과 의장대 사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시간 2일 평양에 도착한 노무현 대통령은 헌법상 북한의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동승해 인민문화궁전에서 공식 환영행사가 벌어진 4.25문화회관까지 평양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이례적으로 오픈카 퍼레이드를 벌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LA시간 1일 7시30분)께 평양에 도착한 직후 인민문화궁전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나 북측이 준비한 오픈카에 옮겨 탔다.
낮 12시(LA시간 1일 오후 8시) 정각, 평양 모란봉구역의 4.25문화회관 광장.
노무현 대통령과 김영남 북측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광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평양시민들의 환호와 함께 나란히 오픈카에 탄 채 광장에 진입했다.
<2일 낮 평양에 도착한 노무현 대통령이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북측 군인들의 분열을 지켜보고 있다.>
광장에서는 5분 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노대통령은 천천히 차에서 내린 뒤 10m 정도를 걸어 김 위원장과 악수를 나눴다. 남과 북의 정상이 7년 여만에 다시 손을 맞잡는 순간이었다.
7년 전과 같은 뜨거운 포옹이나 환한 웃음은 보이지 않았지만 두 정상이 다시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슴 벅찬 장면이었다. 두 정상은 간단한 인사말을 나눴고 김 위원장은 권양숙 여사와도 악수를 나눴다.
이어 두 정상은 문화회관 광장에 깔린 붉은색 카펫을 밟으며 나란히 북한 육·해·공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다. 2000년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군악이나 축포는 없었으며 사열 내내 두 정상의 표정은 약간 굳어있는 느낌이었다.
노대통령은 북측 전희정 김정일 위원장 의전비서의 안내를 받으며 북측 고위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고 그때서야 노대통령의 얼굴은 다소 펴졌지만 김 위원장은 조용히 뒤에서 지켜볼 뿐 얼굴에 이렇다 할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노대통령은 북측 여성들로부터 받은 꽃다발을 높이 들어 평양시민들의 환영 함성에 화답했고 시민들의 `만세’ 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김정일 위원장도 남측 공식수행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다른 수행원은 모두 고개를 약간씩 숙였지만 김장수 국방장관만은 고개를 숙이지 않는 모습도 목격됐다.
두 정상은 12시6분께 나란히 연단에서 북측 의장대의 사열을 지켜본 뒤 평양시민들의 계속되는 함성에 답례했다. 노대통령은 계속 손을 흔들었고 김 위원장도 가끔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12시11분께 두 정상은 다시 악수를 나눈 뒤 각각 다른 차에 올랐다. 2000년 정상회담 때와 같은 `깜짝 동승’이 연출되지는 않은 것이다. 노대통령은 전용차로 숙소인 백화원초대소로 향했고 김위원장도 역시 같은 곳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국자는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 대단한 이슈였던 2000년 정상회담 때에 비해서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회담이 실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 것 아니겠느냐”고 평했다.
연도에 늘어선 수십만 평양시민들은 저마다 붉은색.분홍색 꽃술을 들고 `만세’와 `조국통일’ 등의 함성을 외치며 노대통령을 맞았으며 노대통령은 연신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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