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직접 영접 감사”
김 :“환자도 아닌데”
김 :“육로로 오셔서 큰 의미”
노 :“스스로 넘으면서 감동”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일 노무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직접 영접한 데 대한 노 대통령의 사의 표명에 대해 “환자도 아닌데”라며 특유의 유머 감각을 다시 발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회담 첫머리에 노 대통령이 “어제 일행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 평양 시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줘 마음속으로 감사하다. 위원장께서 직접 나와주시고 해서...”라고 사의를 표하자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제가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뒹굴고 있을 필요가 없지요”라고 답해 회담장에 잔잔한 웃음이 일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답은 자신에 대한 외부의 건강이상설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일(한국시간)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환자도 아닌데’라는 말은 노 대통령의 방북 이전에 돌았던 자신의 건강이상설 외에도 첫날 노 대통령을 영접할 때 쇠약해 보인다는 남측 언론과 외신보도를 의식한 말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유머의 특징은 자신에 대한 외부의 비판이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자신의 입으로 거론하면서 인정하는 태도로 ‘열린 생각’임을 과시하거나 반전을 노리는 데 있다.
지난 2000년 정상회담 때도 김 위원장은 6월14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둘째날 정상회담에서 “구라파 사람들이 나를 은둔생활한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됐다”는 한마디로 외부에 형성된 ‘은둔 이미지’를 벗기는 효과를 거뒀다.
다음은 두 정상의 대화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영빈관 입구에서 악수를 나눈 뒤>
▲김 위원장 = 잘 주무셨습니까.
▲노 대통령 = 잘 잤습니다. 숙소가 아주 훌륭합니다.
▲김 위원장 = 이 숙소에서 김대중 대통령도 주무셨습니다.
<영빈관 안 벽 그림을 보며 대화>
▲김 위원장 = 큰 물 때문에 정상회담을 연기하게 되어...(말을 계속 이어갔으나 잘 들리지 않음)
▲노 대통령 = 차를 타고 올라오다 보니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 = 그래도 노면이 좋지 않아 불편했을 것입니다.
<정상회담 모두발언 중>
▲김 위원장 = 김대중 대통령은 하늘로 오셨는데, 대통령께서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오셔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노 대통령 = 제 스스로 넘으면서 감동을 느꼈습니다. 도로 정비가 잘 되어서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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