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로만 파블류첸코(19번)가 잉글랜드 수비수 2명 사이에서 골키퍼 폴 로빈슨의 필사적인 대시를 뚫고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유로 2008 예선 E조
교체투입 파블류첸코 15분만에 2골…러시아, 잉글랜드에 2-1 역전승
잉글랜드가 ‘미니 월드컵’으로 불리는 유로 2008(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할 위험성이 커졌다. 잉글랜드는 17일 모스크바 루츠니키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유로2008 예선 E조 경기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러시아에 1-2로 역전패했고 이로 인해 자력으로 본선 진출길이 막혔다.
이날 승리할 경우 본선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던 잉글랜드는 전반 29분 웨인 루니가 마이클 오언의 패스를 받아 선취골을 따낸 뒤 후반 24분까지 1-0 리드를 지켜 본선티켓을 따내는 듯 했으나 끝내 마지막 20분을 버티지 못했다. 러시아는 후반 교체멤버로 들어온 로만 파블류첸코가 24분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든 뒤 4분 뒤인 28분 천금같은 역전 결승골까지 터뜨려 귀중한 승리를 따내며 축구종가를 충격적인 예선 탈락 위기에 몰아넣었다. 현재 E조는 크로아티아(8승2무 승점 26)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잉글랜드(7승2무2패 승점 23)가 러시아(6승3무1패 승점 21)에 앞서 2위에 올라있으나 잉글랜드는 남은 경기가 하나뿐이어서 2경기를 남겨둔 러시아가 전승을 거둔다면 2위 자리를 뺏기고 탈락하게 된다. 러시아는 다음달 17일 이스라엘 원정에 이어 21일 약체 안도라(10패)와의 홈경기를 남겨놓고 있는데 이스라엘(5승2무3패)과의 경기결과가 잉글랜드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는 다음달 21일 홈에서 1위 크로아티아와 최종전을 남겨놓고 있다.
이날 승부의 명암은 후반 24분 나온 페널티킥 판정부터 본격적으로 엇갈렸으나 잉글랜드는 사실 그 전에 승부를 끝낼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었다. 1-0으로 앞선 후반 6분 스티븐 제라드가 골 지역 노마크 상태에서 결정적 득점찬스를 잡았으나 슛이 빗나가 리드를 2골차로 벌리지 못하면서 잉글랜드의 앞길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24분 스페인 주심은 수비에 가담한 루니가 러시아의 콘스탄틴 지리아노프의 셔츠를 잡고 넘어뜨리자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불었고 이는 동점골로 연결됐다. 하지만 TV 리플레이에서 반칙은 페널티박스 밖에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고 맥클라렌 감독은 경기 후 “분명히 페널티박스 밖 이었다”면서 “엉터리 판정이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다”고 분노했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다. 이날 승리로 히딩크 감독은 잉글랜드를 상대로 10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따낸 것은 물론 후반 13분 교체멤버로 투입한 파블류첸코가 그라운드에 나선 뒤 15분만에 2골을 뽑아내 다시 한 번 ‘매직 터치’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반면 맥클라렌 감독은 “절대 지리라고 생각 안했던 경기였다. 우리는 다 이겼지만 승리는 우리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갔다”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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