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를 불황의 터널, 출구는 있다
우리끼리 제살깎기 경쟁보다 타커뮤니티 손님유치 노력을
업종을 불문하고 업소들마다 ‘불황’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현 시기에도 몇몇 업소들은 ‘호황’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상 유지에 가까운 선전을 하고 있다.
산타클라라의 S일식당, G치킨 등이 바로 그곳이다. 이는 한인 고객만을 타겟으로 하지 않는 아이템과 멀티풀 마케팅 전략이 나름대로의 비결인 것으로 분석된다.
즉 같은 불황이라도 한인들만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와 주류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와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민족계 고객층이 많은 S일식당의 업주 P씨는 우리도 9월과 10월에 걸쳐 매출이 10% 정도 감소했다면서 손님들에게서 느끼는 것은 실제로 주머니가 가벼워졌다기 보다 심리적인 위축이 강한 것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인들이 뭉쳐산다는 취지에는 동감하나 외국계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며 중국계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쿠퍼티노 디앤자 블러바드에 비해 산타클라라 엘카미노가 외국계 주민들의 접근성과 다양성
면에서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 지적했다.
또한 한인들이 경영하는 식당들은 한인들의 정서에는 맞을지 몰라도 위생과 서비스 면에서 그들에게 합당한 리스판스(response)을 주고 있는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그들이 좀 더 앨카미노 상권으로 들어올 수 있는 분위기를 함께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즉 산타클라라 엘카미노 선상을 중심으로 형성된 한인상권이 살아야 각 업소들도 같이 활력을 띠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H식당의 주인 L씨는 이런 때일수록 주류사회 고객들에게 더 다가가야 한다는 건 알지만 한식당을 운영하는데 있어 그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는 한식이라는 아이템만으로 다민족계에게 어필하는대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인 마켓에서 만난 주재원 B씨는 대부분의 업소들이 미국인들이 봐서는 이해가 쉽지않은 간판을 붙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외국계 손님들을 끌기 위해선 간판부터 영어로 정확히 표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페인팅과 리모델링 일을 하는 20년 경력의 건축업자 P씨는 지금 건축 부문의 침체는 결코 경기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무면허 건축업자들이 난무하고 있고, 일부 한인 건축업자들이 깔끔한 뒷마무리를 안해줘 한인 고객들로부터 신용을 잃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히스패닉, 중국계, 월남계 같은 타민족계 건축업자들이 워낙 낮은 금액을 치고 들어오는 마당에 그래도 손재주로 버티고 있는 한인 건축업자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용을 중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업종별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같은 불황, 또는 경기 침체 분위기는 한인 사회만의 문제는 아닌 듯 하다. IT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카페테리아를 경영하는 이들도 최근에는 IT기업들에 다니는 직원들이 개스비와 외식비를 아끼려 도시락을 싸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같은 현상은 10년만에 처음 본다고 전했다.
오는 12월 15일 갤러리아 플라자 옆 구ComUSA 자리에 푸트코트를 포함한 20여개 상점이 입점하는 종합백화점 형태의 로렌스 플라자가 오픈될 예정이다. 이는 엘카미노 한인상권의 확장이자 그만큼 경쟁 체제도 심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금의 불황은 어느 한 개인이나 커뮤니티의 힘만으로 모든 걸 단번에 바꿀 수는 없는 거대한 물줄기와도 같다. 하지만 저마다 그리고 더불어 변화의 노력이 필요다는 것은 자명하다.
어느 한 한인업주의 말은 이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되새겨 볼 만 하다. 장사가 잘 될 때보다 안될 때가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동안 지적받았던 것들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부족한 점들을 다듬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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