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8 본선진출 실패 책임…역대 최단기간 퇴진 불명예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본선진출 실패한 충격에 휩싸인 잉글랜드가 결국 스티브 맥클라렌(46) 감독을 해임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직에서 해고당한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이 그간의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2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맥클라렌 감독과 대표팀 수석코치 테리 베너블스를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잉글랜드는 21일 크로아티아에 2-3으로 패해 유로 2008 본선진출에 실패했고 맥클라렌 감독은 경기 후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바로 하루 뒤 해임을 피하지 못했다.
제프 톰슨 FA 회장은 “매우 실망스럽고 맥클라렌 감독은 더욱 실망스러울 것”이라며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어준 그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질 통보를 받은 맥클라렌 감독은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슬픈 날”이라며 “FA가 내린 결정을 이해한다”고 FA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이로서 16개월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되며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날”이라고 했던 맥클라렌 감독은 역대 잉글랜드 감독 중 최소 재임기간(1년4개월) 기록을 세우고 물러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편 맥클라렌의 후임으로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첼시FC 사령탑에서 사임한 조제 무리뉴 감독과 애스턴 빌라의 마틴 오닐, 뉴캐슬의 샘 앨러다이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지낸 파비오 카펠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악몽’으로까지 여겨지는 현 분위기상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직이 누구에게든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영국 주요 언론들은 맥클라렌 감독 사임 직후 무리뉴 감독은 “대표팀이 아니라 클럽 팀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잉글랜드 감독직을 맡을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샘 앨러다이스 뉴캐슬 감독도 “현재 자리에 만족하고 있다. 대표팀 감독에는 흥미가 없다. 아마 대부분의 감독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그대로 전했다.
이에 대해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다음 A매치가 내년 3월 말 프랑스와의 친선경기인 만큼 시간이 충분하다며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물색작업을 펼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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