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올라갈 곳 없는 짧은 치마의 돌파구로
유명 디자이너들 앞다퉈 긴 스커트·드레스 선보여
요 몇년새 치마 길이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짧아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설마 이렇게 짧은 걸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건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던 아이템들이 현실 세계 백화점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데다 이젠 웬만큼 짧아선 미니 스커트라는 명함조차 내밀 수 없게 된 지경이다. 그래서 일까. 더 이상 올라갈 곳 없는 미니의 돌파구로 유명 디자이너들이 앞다퉈 롱스커트를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 내년 봄 패션 경향을 볼 수 있는 뉴욕 패션 위크에서 디자이너들이 치마 길이가 발목까지 오는 롱스커트와 드레스를 잇따라 선보여 미니스커트 대신 롱스커트 시대가 올 것을 예언하고 있다.
패션 전문가들 역시 올 여름까지만 해도 몸에 달라붙던 ‘수퍼 스키니진’이 가을을 넘어 겨울이 이르러선 넓게 퍼지는 와이드 팬츠 스타일로 바뀌는 등 요즘 들어 패션 경향이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제 가장 극적으로 치마 길이가 길어지지 않겠냐고 내다보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최근 뉴욕 패션위크에서 가장 큰 변화와 주목할만한 점중 하나는 종아리 중간이나 길게는 발목까지 올 정도로 길이가 전보다 길어진 드레스와 치마이다.
빌 블라스가 내년 봄을 위한 롱 드레스와 스커트를 선보인데 이어 마이클 코어스, 도나 카란, 트레이시 리즈 등도 일상 복으로 입을 수 있는 롱 드레스들을 선보였다.
길어진 드레스와 치마는 최근 몇 시즌간 의류업계와 패션 무대를 장악했던 초미니나 베이비 돌 드레스 스타일에서 커다란 변화가 온 것으로, 디자이너들은 이런 변화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잡기 위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치마 길이가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을 정도까지 짧아진 것도 길이가 길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뉴욕의 패션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FIT)의 발레리 스틸 박물관장은 “치마 길이가 한 방향으로 갈 만큼 가면 결국에는 반대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이 같은 치마 길이의 극단적인 변화는 여성들이 최소한 유행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결국 새로운 의류 샤핑에 나서도록 만들어 내년 봄 의류 업체들의 매출을 늘어나게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디자이너들은 아주 짧거나 길지도 않은 적당한 길이의 치마를 내놓고 있지만 의류 판매업체들은 벌써부터 롱스커트의 판매가 잘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패션계의 오랜 속설처럼 내년 봄부터는 경기가 좋아지는 걸까.
여성들의 치마길이에 따라 경기를 예측 혹은 판단하는 것은 너무 오래된 고전이다. 즉 미니가 유행하면 불경기고 맥시가 유행하면 경기가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패션 전문가들은 1929년 대공황 전의 몇 년간 치마 길이가 길어졌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치마 길이와 증시의 관계는 전적으로 미신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내년 봄 경기가 어떨진 모르겠지만 분명 내년 봄 거리엔 소비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미니 스커트로 톡톡히 재미를 본, 그리고 더이상 미니를 팔 수 없게 된 디자이너들이 일제히 긴 스커트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내년 봄엔 거리마다 긴 스커트가 물결치지 않을까 싶다.
내년 봄엔, 아니 벌써부터도 고급 소재의 롱스커트의 유행을 예고하고 있다. 바이오네트(Vionnet)의 새틴 롱 스커트와 같은 소재의 화이트 탑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여성미가 물씬 풍긴다.
<이주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