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08 본선 죽음의 조(C조)에 배정된 이탈리아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왼쪽부터), 루마니아 빅토르 피투카 감독, 네덜란드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 프랑스 레몽 도미니크 감독.
유로 2008 조추첨서 ‘역사상 최악의 조’ 탄생
네덜란드·프랑스·루마니아·이탈리아 한조 편성
유로 2008 본선 조추첨 결과
A조: 스위스 터키 포르투갈 체코
B조: 오스트리아 폴란드 독일 크로아티아
C조: 네덜란드 프랑스 루마니아 이탈리아
D조: 그리스 러시아 스페인 스웨덴
‘이탈리아-프랑스-네덜란드-루마니아’
월드컵 4강 팀들의 이름이 아니다. 유로 2008 C조, 소위 ‘죽음의 조’ 명부에 오른 국가들의 이름이다.
2일 스위스의 루체른에서 진행된 유로 2008 본선 조 추첨 결과 2006 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와 준우승팀 프랑스, ‘오렌지군단’ 네덜란드, 루마니아가 한조에 편성, 사상 최악의 조라 불릴만한 조합이 탄생했다.
사실 이날 ‘죽음의 조’는 이미 예상된 상황이었다. 스위스, 오스트리아(공동 개최국), 그리스(유로 2004우승팀), 네덜란드가 탑시드에 배정, 전통적 강호들이 줄줄이 2~4번 시드로 밀리면서 네덜란드가 속하는 조는 ‘죽음의 조’가 될 확률이 절대적이었던 것.
하지만 하필 네덜란드와 같은 조에 2번 시드 최강팀으로 평가되는 이탈리아와 4번 시드 최강팀 프랑스가 속하는 바람에 어느 팀도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나마 3번 시드(독일, 루마니아, 포르투갈, 스페인) 중 이름값이 덜한 루마니아가 C조에 배정된 것이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다.
그러나 루마니아도 결코 만만한 팀은 아니다. 특히 루마니아는 이번 대회 G조 예선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 조 선두로 본선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각 팀 감독들도 거북한 반응이다.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은 조 추첨 결과발표 후 “아침부터 무언가 불길한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는데 이런 어려운 그룹에 속하게 되다니 유감”이라며 “그야말로 최악의 그룹에 들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랑스 레몽 도미니크 감독도 “C조에 속한 감독들보다 더 우울한 상태에 있는 감독들은 없을 것이다”면서도 “프랑스는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재대결도 주목된다. 두 팀은 지난 월드컵 결승에서 지단(프랑스)이 마테라치(이탈리아)에 ‘박치기’를 해 퇴장당하며 승부에 명암이 갈렸던 팀들. 게다가 두 팀을 지칭하는 뢰블레 군단(프랑스), 아주리 군단(이탈리아)의 뢰블레, 아주리는 모두 각국어로 ‘파란색’이란 뜻일 만큼 진정한 파란색의 주인공을 두고 오랜 시간 숙명의 라이벌로 대결을 벌여 왔다.
한편 개최국 스위스는 터키, 포르투갈, 체코와 A조에 편성됐고 또 다른 개최국인 오스트리아는 폴란드, 독일, 크로아티아와 B조에 속했다. 지난 대회 우승팀 그리스는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와 스페인 스웨덴 등과 함께 D조에서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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