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심포니의 희망
흑인지휘자 캘빈 시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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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심포니의 희망이자 보기 드문 흑인 지휘자였던 캘빈 시몬스가 사망한지 25주년을 맞아 그의 특별한 생애에 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클랜드 트리뷴지는 3일자 신문에 시몬스 추모 특집 기사를 개재 , 그의 인생에 대해 재조명했다.
1978 년 28세의 나이로 미국 주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된 시몬스는 미국 사상 최연소 지휘자임과 동시에 두번째 흑인 지휘자로서 전국민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재능을 한창 펼칠 32세의 나이에 보트사고를 당해 안타깝게 사망하고 만다 .
샌프란시스코의 그늘에 가려진 도시, 힙합음악이나 범죄의 도시로만 알려진 오클랜드에서 클래식 음악을 부흥시키려 했던 시몬스의 죽음은 지역의 문화적 성장에 큰 아픔을 안겨주었다 .
시몬스가 오클랜드 심포니에 부임할 당시, 그는 이미 나이에 걸맞지 않는 지휘경력을 갖고 있었다. 어릴적 피아노로 시작, 커티스 인스티튜트 어브 뮤직에서 지휘를 공부한 그는 이전에 뉴욕 필하모닉, 내셔널 심포니, 메트로폴리탄 , 하우스턴 심포니 등등 유명 오케스트라를 게스트지휘자로서 지휘했다. 70년대 후반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부지휘자로 재직중이었던 그의 실력에 반한 오클랜드 심포니 관계자는 결국 1978년 그를 지휘자로 맞이한다 . 그러나 당시 그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반발이 심했다. 그럼에도 불구, 시몬스는 전원 백인으로 구성된 오클랜드 심포니를 지휘봉 하나로 이끌었다.
당시 지휘자는 백인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그는 음악적으로도 권위적인 지휘자의 모습을 탈피 , 관중들에게 좀더 친근하게 클래식음악을 전달하려 했다. 모짜르트와 같은 고전음악부터 존케이지와 같은 현대음악을 모두 골고루 소화했던 그는 오클랜드에서 처음으로 클래식 콘서트 ‘흥행’을 이뤄냈다. 심포니의 재정난도 많이 나아졌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타임매거진으로부터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지휘자 5명 안에 꼽히기도 했으며 피플매거진으로부터 1978년 가장 사람 25위 안에 들기도 했다. 그러나 1982년 여름, 그는 뉴욕 애디론댁 커너리 폰드에서 카누를 타다, 보트가 뒤집혀 익사하고 만다.
그의 사망후 오클랜드 심포니는 더이상 관중을 모으지 못했고 , 결국 1986년 심각한 적자로 파산했다. 그가 오케스트라의 생명이었던 셈이다.
시몬스는 1979년 인터뷰에서 오클랜드 심포니의 필요성에 대해 , 오클랜드는 독특한 입지와 성격을 갖고 있다. 베이지역은 다양성 때문에 매력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시몬스는 자신도 1978년 오클랜드 심포니에 부임하기 전까지 오클랜드에 가는 것을 꺼렸다며 ,사람들이 왜 브리지를 건너지 않는가. 이건 편견과 지역주의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몬스는 사망 전, 오클랜드 심포니에 2년계약을 체결, 한동안 오클랜드에 더 남아있기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8 년 7월, 오케스트라는 오클랜드 이스트베이 심포니라는 새 이름으로 부활, 소규모로 운영되며 흑자를 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재정문제는 오케스트라의 존속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 연주를 위한 강당을 찾는 것은 아직도 힘겨운 싸움이라고.
지난 1990년부터 오클랜드 이스트베이 심포니의 지휘를 맡아 온 마이클 모건씨는 힘든 상황에도 오클랜드에 굳이 오케스트라가 있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 한 지역의 문화가 발달하고, 그 지역이 살만한 곳이 되려면 심포니, 발레 및 기타 예술을 위한 공간은 필수다. 때문에 월넛 크릭, 프리몬트 , 버클리와 같은 작은 도시도 그들만의 예술강당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씨는 최근 오클랜드가 미 전국에서 위험한 도시 4위를 기록한 것에 대해, 그는 오클랜드는 좋은점이 전혀 없는 도시로 낙인됐다며, 심포니와 발레를 통해 사람들의 시각이 바뀔 수 있고, 커뮤니티를 온화하게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 최선영 기자> sunnyc@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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