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참모총장
■ 중공군 시체 썩는 냄새
원통리에서의 또 다른 경험이다. 중공군을 물리친 미 해병대가 도로를 확장 하면서 도로 공사의 밑에 깔린 중공군 시체의 썩는 냄새에 식사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전지에서 참혹히 내버려지는 시체를 통해 전투에 임한 용사들의 목숨이 부질없음을 느끼게 되었다.
사단이 원통 고개를 넘어 진격할 때 우리의 공격 속도가 제지되었다. 일선 부대로부터 적의 장성이 간호사와 같이 퇴각함을 눈앞에 보면서도 진격 중지 명령으로 그를 생포하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불평을 들어야 했다.
나는 부하들의 목숨을 살리는 길이 하사관들의 전투지휘 능력에 있다 생각해 야전에서 시간을 내어 2회에 걸쳐 사단 선임 하사관의 전투훈련을 실시하였다. 실탄을 사용한 바람에 지시를 어겨 철모를 쓰지 아니했던 한 명 의 고귀한 희생을 감수하여야 했다. 사단이 미 해병사단과 교대시 해병사단 1개 전선 중대를 방문하면서 선진 미군의 초급부대 실력을 부러워해보기도 했다. 우리는 원통에서 하진부리 공격 명령을 받았으나 나는 바로 대구에 위치한 육군 본부로 부임명령을 받고 사단을 떠나야 했다.
■ 육군 참모총장 비서실장 시절
개전과 더불어 미숙했던 군의 지휘계통에 대한 불만족이 팽배할 때였다. 신성모 국방장관이 이기붕 장관으로 바뀌면서 청렴결백과 정의감으로 평을 받고 있던 이종찬 장군이 정일권 참모총장과 교체되었다. 전선의 급속한 후퇴로 인해 서울 부근에서 북이 후일 병력으로 사용 가능한 청년들의 준비 없는 후송으로 초래된 불상사와 경제적 의혹은 당시 대한 방위군 사건이라 불리어졌으며 그의 편성이 육군 본부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로 군의 수술도 요구되었다. 대한 방위군 사건은 대한 청년단에서 육본 참모들께 금메달을 선사했다는 연유로 금메달 사건이라고도 불렸다. 겨울철 보온 없는 장정들의 후송으로 다리를 절단하는 피해자가 생기나 하면 부식비의 유용이 입증되어 재판 결과 김윤근 단장을 위시해 수명의 책임자는 사형을 포함한 중형을 받게 되었다. 이 사건이 처리 되면서 전쟁 전 전군적으로 모금된 을지문덕 장군을 기념키 위한 적금 관리까지 문제가 되어 결국에는 참모총장이 교체되었고 당시의 참모총장 정일권 장군과 작전국장 강문봉 장군이 미국 참모 지휘대학 첫 유학생이 되었다.
■ 정치 재판에 고민하는 장성들
그 외에도 이 총장은 거창사건과 거창사건 조사단 방해 사건, 서민호 씨 재판사건, 부산 정치파동 사건 등 군사적이며 정치와 연관된 사건들을 처리해야 했다. 이 사건들은 정치적으로 이승만 대통령의 직접적 관심사가 되어 재판을 담당하는 군의 고위 장성들에게 고민거리를 주었고 심지어는 재판장 중에는 이 박사의 질책을 두려워 몸을 피하거나 보직과 승진에 제한을 받는 일도 있었다. 나는 비교적 자기를 제한시키는 성격으로 이런 사건들에 대해 직접적인 관심을 두지 아니한 관계로 그의 시시비비를 지금에 와서 논의할 입장은 되지 못한다.
그중 부산 정치파동 사건은 이승만 대통령이 국회를 통한 대통령 선출이 어렵게 되자 대통령 국민 직선제 헌법 수정에 반대한 야당의원들을 부산지구 계엄사령관 원용덕 장군을 시켜 헌병을 동원, 야당의원을 버스로 연행 구금한 사건이며, 4.19학생 혁명 후 원 장군은 이 일로 법의 심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비서실장의 자리를 떠나 육군대학에서 공부할 때 우연히 참모총장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총장과 당시 신태영 국방장관과의 전화를 엿들은 적이 있었다. 전화 내용은 이 총창이 참모총장인 자기의 허가 없이 부산지구 계엄사령관이 당시의 국방장관의 묵시 하 군 병력을 동원하지 아니했나 추측을 하게 하였다. “각하 그렇게도 벼슬이 좋으십니까”하고 고성을 지르며 수화기를 내려놓는 이 총장을 보았다. 당시의 국방장관은 부산에 위치했으며 신 장관은 이 총장의 일본 육사 선배였다. 이런 사유로 이 총장이 유신 국회의원을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100명의 한국 민주화 운동 명단에 군 출신 대표의 한 사람으로 지명돼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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