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경영학을 함께 전공하면서 부부의 인연을 맺었고, 윌셔 그랜드 호텔에서 함께 근무하고 이는 부부 호텔리어인 황민구 매니저와 박정미 매니저.
“가장 든든한 동료… 출근이 즐겁죠”
아내는 ‘베드&배스’운영
남편은 제너럴 매니저 꿈
‘그대가 있어 함께 걷는 이 길이 행복하다.’
LA 윌셔 그랜드 호텔(제너럴 매니저 크리스토퍼 박)의 한식당 서울정과 일식당 교토를 총괄하는 황민구(36) 매니저와 VIP 관리 및 마케팅을 맡고 있는 박정미(31) 매니저는 부부 호텔리어다.
나란히 한 호텔에서 근무하며 남편은 언젠가 호텔 운영의 총사령관인 총지배인(general manager)이 되고, 부인은 영국식 고급 숙소인 ‘베드 & 배스’를 운영하는 날이 오길 꿈꾼다.
전 직원 660여명, 매니저급만 40여명이 근무하는 대형 호텔이지만 한인 직원의 비중이 10%가 안 되는데 매니저급의 한인 부부가 함께 근무하게 된 사연이 궁금하다.
스위스 브리그의 호텔학교인 UCCR에서 1997년 유학생으로 만난 이들은 졸업을 앞둔 2000년 윌셔 그랜드 호텔에 매니저 트레이닝 인턴으로 함께 오게 됐다. 2001년 한국에 가서 부부의 연을 맺은 이들은 함께 윌셔 그랜드 호텔의 정식 직원으로 채용돼 ‘부부 호텔리어’가 됐다.
황 매니저는 아버지가 한국에서 제주도 서귀포 칼호텔 총매니저를 지낸 호텔리어 집안으로 스위스 유학을 떠났고, 박 매니저는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갔다가 비행기 표가 싸다는 이유로 스위스행을 택해 인연을 만나게 됐다.
황 매니저는 주차장 관리인 거라지 매니저로 일을 시작해 프런트데스크 매니저로 근무했고, 지난해 9월부터는 일식당 교토와 한식당 서울정을 함께 관리하는 총괄매니저가 됐다.
한식당 서울정의 어시스턴트 매니저로 일을 시작한 박 매니저도 양식당 시티그릴과 일식당 교토를 거쳐 올해 3월 호텔 최초로 한인 총지배인인 크리스토퍼 박 제너럴 매니저가 오면서 발탁돼 VIP 관리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황 매니저는 “호텔리어로서 최고의 영예인 제너럴 매니저가 되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면서 “특히 새로 취임한 총지배인의 카리스마 넘치는 운영방식에서 롤모델을 찾았다”고 말했다.
박 매니저는 “식음료 분야를 중점적으로 공부했고, 양식과 한식, 일식당을 거치며 음식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됐다”면서 “새로 맡게 된 VIP 관리와 마케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는 집도 직장도 같지만 움직이는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집과 직장에서 얼굴 한번 마주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끔은 밥상에서 직장일로 논쟁(?)을 벌일 때도 있지만, 서로의 분야에 대해서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호텔 운영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보면 큰 그림에서 업무를 파악하는데 가장 든든한 직장 동료가 된다고 한다.
부부 호텔리어는 “한인으로서 한국 회사가 소유한 호텔에서 일하며 주류사회와 타인종에 한국적인 것을 알리는데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있다”면서 “반려자와 함께 같이 걸어가는 이 길이 든든하다”고 입을 모았다.
(213)688-7777
<글·사진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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