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 승진
■위산과다로 입학한 육군참모학교
나는 전쟁 중 위산과다증이 심해저 비서실장 시절 공복 때는 책상에 엎드려야 했다. 나의 건강 회복을 위해 전시 중에 대구 달성 국민학교에서 시작된 육군 참모학교 1기생을 지원하게 되었다. 육군 참모학교는 당시에는 육군의 제일 상급학교로 육군대학이라 불리었다. 기한은 6개월간으로 미국 참모지휘대학 Associate class 교재를 이용해 미국 중령 교관들에 의해 강의되었다. 차량을 반납하고 매일 30분 이상의 왕복 거리를 걷다보니 3개월 만에 위산과다증이 없어졌다.
나는 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후일 일선 근무는 물론 부족한 영어로 미국 참모지휘대학에서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 뿐 아니라 나는 이 학교에서 졸업할 때 대통령상인 시계와 같이 육군 참모학교 졸업장으로는 1호를 기록하게 되었다.
졸업식에는 이승만 대통령과 밴플리트 8군 겸 UN군 사령관이 참석하였다. 이 대통령의 졸업축사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대통령의 축사는 UN군 사령관을 앞에 둔 정치연설이라고 느껴졌다. 당시 일선부대가 요구받던 일이 후퇴할 때 무장을 포기하지 말라는 일이었는데 이 대통령은 한국 병사, 혹은 젊은이들이 용감하고 애국심이 많아 무기만 주면 용감히 싸운다는 이야기로 측근에서 대통령에게 정직한 말을 전하지 못하고 있던지 8군 사령관이 들어보라는 정치 연설로 들렸다.
■준장 승진...2군단 참모장으로
참모학교를 졸업하자 준장으로 진급되어 강원도 화천군 소토고미에 위치했던 제 2군단 참모장으로 부임하게 되었다. 내 나이 불과 28세 때이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를 내세우는 성격이 아니었으므로 그 당시의 실정으로는 동료들에 비하면 빠른 진급은 아니었다.
2군단은 금성 계곡을 통한 중공군과 대치하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세 분의 군단장과 세 분의 부 군단장을 모시게 되었다. 최초의 군단장은 백선엽 장군으로 내가 부임한 후 얼마 있다 육군 참모총장이 되었다. 다음에 유재흥 장군이 잠시 군단장으로 있다 떠난 후 전에 참모총장을 지낸 정일권 장군이 미 9군단 부 군단장에서 군단장으로 부임했으며 내가 10개월간 참모장으로 제일 오래 같이 근무한 군단장이었다. 부 군단장도 3명 있었다. 양국진, 강문봉 장군이 잠시 있다 최경록 장군이 부임하였다.
예하에 3개 보병사단으로 백인엽 장군이 지휘하는 제 6사단이 금성계곡을, 송요찬 장군의 수도사단이 수도고지를 중심으로 화천 저수지로 흐르는 북한강 계곡을, 백남권 장군이 지휘하다 임선하 장군으로 교체된 제 3사단이 북한강 동편 능선을 방어하고 있었다. 군단에는 미 포병단이 배속되어 군단의 화력지원과 군단을 포함한 각 사단 포병단 육성을 위한 훈련 책임을 맡고 있었으며 교만하기 짝이 없던 미 포병단장 메이어 대령이 기억에 남는다.
■취소된 철원-원산선 공격계획
군단 근무 중 기억나는 몇 가지 일이 있다. 나는 세 분의 군단장을 모신 관계로 후일 육군 본부 근무에서 구면인 상사와 같이 일할 수 있는 혜택을 누렸다. 나는 백 장군으로부터 2사단장으로의 전쟁 말기의 사단장 보직을 받았고, 그 밑에서 야전군 참모장과 그가 참모총장을 중임할 때 육본 편제의 대 개편을 담당하는 책임을 맡았고, 육군 군수참모부장의 직책을 맡았다. 정 장군 밑에서는 육본 관리 참모부 차장과 작전 교육국장을 맡은 바 있다.
백 장군이 군단장으로 재직할 때다. 하루 저녁에는 일반 참모와 군사고문단원만 작전상황실에 모여 전선을 철원-원산선으로 이동하는 공격명령을 작성하였으며 비밀 유지가 강조되었다. 새로운 8군 사령관의 한반도 최단거리 방어선 이동인 듯하였으나 2일 후에 이 계획은 취소되었다. 아마 미국 상부에 의하여 승인되지 아니한 듯하다. 그 계획이 실현되었더라면 현 휴전선이 어찌 되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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