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바라보며 착잡한 마음이다. 국민을 위한 진지한 위민정책도 아니며, 국가의 앞날을 대비하는 꿈과 비전의 대결도 아니다. 혹은 세계 무대에서의 경제적 성장을 위한 전망이나 정치적 영향력을 구축하기위한 효율적인 외교정책의 비교도 아니다. 국민과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력의 대결도 아니다. 사회적인 혁신과 현대화 건설을 위한 구상이나 비전의 대결도 아니다. 후보들의 스캔들에 초점을 두고 공략전을 보이던 대선이 상대방이 깨어지기를 기다리는 임시변통 정치의 선거 작전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줄 뿐이다. 장기적인 국가발전을 꿈꾸고 국민과 사회 복지를 위한 진지한 정책적인 대결과 토론이 과연 국민들이 기대해야 하는 대선의 모습이 아니었던가.
해방되고 우리나라에 소위 새로운 정부가 세워지면서 현대 정치체제가 자리잡은 지도 반세기가 넘었건만 진정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는 정치지도자를 찾아보기가 힘든 것 같다. 해방 후 미국의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몸으로 익힌 독립지사가 귀국하여 민주국가를 건설한다는 명분으로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러나 폭력적인 감금, 강권적인 계엄령 선포와 개헌, 그리고 부정선거 등의 만행으로 민주주의의 희망은 사라져버렸다. 그 후 반공, 사회정화, 경제발전을 앞세운 군사혁명이 일어났다. 나라의 근대화를 통한 경제발전을 꿈꾸고 단계적인 산업화 운동을 계획하여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군사정권은 유신헌법과 독재정권의 유지를 위한 폭력행사로 국민을 희생시키며 장기집권을 추진했다. 그러나 학생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은 대단했다. 군사정권은 민주화운동을 공산주의로 몰아 많은 학생들을 피 흘려 희생시켰다. 정권유지의 욕망을 위해 국민을 탄압하고 살해한 폭력정치의 비참한 흔적을 역사에 남기게 된다.
군사정권 시대가 지나고, 오랜 세월동안 국민이 염원했던 민간인 정권이 등장했지만 그들의 정치도 역시 개인 이득을 위한 사리사욕과 부정부패로 물들게 되고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다. 해방 후 60년이 넘는 현대 정치역사에 남겨진 정치지도자 들의 흔적은 정치적 정당성을 빙자한 권력주의와 타락의 역사였음을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권력과 재물을 위한 집착의 역사였음 도 볼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사회정의와 가치관은 붕괴되었다. 부정부패의 갈등 속에서 사회는 분노하고 냉철한 판단력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지성사회는 역사의 공정한 비판을 위해 날카롭게 반응했다. 반세기 역사를 강권, 탄압, 폭력, 그리고 부정부패속에서 피로 물들게 한 정치 지도자들의 행적과 치욕은 영원한 역사의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참 지도자의 힘은 그를 믿고 존경하는 백성들의 신뢰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국가와 백성을 위한 꿈과 사랑이 개인의 욕망과 집착을 대신할 수 있는 덕망과 심지 깊은 지도자가 필요한 때다. 한국의 역사 속에는 세종대왕과 같이 참 지도자의 표본이 되는 인물도 있고 안창호 혹은 김구 선생과 같은 민족주의적 애국 지도자도 있었음을 인식하며 위로를 받는다. 국가의 참지도자는 백성을 사랑함으로 시작해야 한다. 역사적인 차원에서 현실을 진단하고 파악하는 너그러움과 현실속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시대를 통찰하는 능력과 아량이 필요하다. 백성들을 아끼는 따뜻한 가슴과 통합력을 가진 합리적 추진 능력도 필요한 때다. 대범하게 큰 것을 볼 뿐 아니라 세밀하게 작은 것도 함께 보는 여유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겸손과 부드러움으로 상처 받은 백성을 위로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때다. 강요하고 독선하기 보다는 설득하고 인간의 한계를 겸허하게 인정하고 합리적으로 백성들의 권익을 추구하는 정치지도자가 필요한 때다. 이번대선의 진행을 관찰하며 착잡한 마음 금할 수 없지만, 어떤 사람이 이번 대선의 승자가 되더라도 국가와 백성을 위해 원대한 꿈을 가지고 위민정치를 실행하며 역사를 두려워 할 줄 아는 참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대해보는 간절한 마음이다.
박영환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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