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덩이 빚 감당못해..피해입은 분들께 사죄
“저 때문에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받고 계신 분들께 백번, 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1일 돌연 영업을 중단하고 모습을 감춘 우드사이드 한양수퍼마켓과 퀸즈동양식품<본보 1월4일자 A1면 보도>의 임채현 사장이 4일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채권자들에게 깊이 사죄한다’는 심경을 토로했다.그는 “20년 전 이민와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데 상황이 왜 이 지경까지 됐는지 저도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어떻게든 이 같은 모습은 피하려 했는데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할 따름입니다.”며 흐느꼈다. 다음은 임 사장과의 일문일답.
-갑자기 문을 닫고 자취를 감춘 이유는.
“지난 1989년 무리하게 빚을 내 인수한 뒤 비즈니스를 해오며 쌓여온 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난 상황에서 채권자들의 빚 독촉을 피할 길이 없었다. 문을 닫기 전 식품을 납품해 오던 몇몇 업체들이 업소 내 물품을 거둬가는 바람에 더 이상 영업이 불가능했다. 물론 빚을 갚아 달라는 채권자들을 무조건 피했던 제 탓이 가장 클 것이다. 정말 볼 면목이 없었다.”
-부채 내용과 규모는 얼마나 되나.
“식품류를 공급받고 있는 10여 군데 이상의 도매상들에게 지불하지 못한 외상값과 매장 수리를 위해 모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그리고 개인적으로 빌려 쓴 사채, 밀린 매장 렌트(약 15만 달러)와 매장 유틸리티 등이다. 장사를 하면 할수록 빚더미는 더욱 쌓여갔다. 부채의 규모는 더 이상 버티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다.”
-파산을 고려 중 인가.
“어떻게 해야 되는 건 지 모르겠다. 가족, 지인들과 상의를 해봐야 하겠지만, ‘채권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게 제 생각이다.
-피해자들 가운데는 돈을 챙겼을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는데.
“결백하다. 페니 하나도 챙긴 것이 없다. 그런 말을 들을 때는 억장이 무너진다. 지난 달 그동안 살아오던 퀸즈 엘름허스트 아파트의 렌트가 밀려 퇴거 명령을 받고 쫓겨 나온 상태다. 내 가족들이 빼돌렸다는 소문도 있는 데 그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모든 가족이 이 지경이 된 상황을 가슴 아파하고 있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그동안 빚으로 근근이 살아온 처지에 빼돌릴 돈이 어디 있었겠는가.”
-지금 어디에서 지내고 있는가.
“뉴욕 모처에 기거하고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현재는 나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당황스럽고 죄송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조만간 생각을 정리 한 뒤 채권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지금의 솔직한 심정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빚을 갚겠다는 것이다.
<김노열 기자>
A1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