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스 슈 리페어의 기술자들. 오른쪽부터 콴 여씨, 폴 박 사장, 지미리씨.
비즈니스를 시작하려 해도 자본이 없다고 한다. 또 요즘은 수십만 달러는 들여야 제대로 창업을 할 수 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2만 달러이내, 5만~10만 달러 정도에도 창업할 수 있다. 작은 가게라도 기발한 아이디어나 틈새시장, 차별화 전략 등으로 성공한 소자본 창업주를 찾아서 그 노하우를 들어본다.
신던 구두도 다시 보자.
지름신이 끼어들 틈 없는 싸늘한 불경기, 새 구두를 살수 없다면 믿을만한 수선업체를 찾는 것이 최선책이다. 뉴저지 포트리 레모인 애비뉴에 자리잡은 앤디스 슈 리페어의 폴 박사장은 14년째 같은 자리에서 구두를 수선하고 있다. 그와 함께 다년간의 경험을 자랑하는 3명의 다른 기술자들과 프라다, 구찌 등 명품 구두부터 젊은 세대들의 스웨이드 운동화까지 하루 100여 켤레에 달하는 구두를 고치고 조이고 닦아 새 구두로 변신시킨다.
1983년 도미한 박사장은 1994년, 80여년간 같은 자리에서 3대째 구두수선을 해왔던 그리스계 기술자에게서 가게를 인수했다. “워낙 지역에서 인지도를 쌓은 업소라 인수시 10만달러이상이 들었지만 자재가 차지하는 비용이 매출의 10%안팎인데 비해 불경기의 여파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업종이라 운영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 며 “초기이민자들에게 이만한 업종도 없을 것이라는 것”이 박 사장의 전언이다. 실제로 워낙 기술 의존도가 높은 직종이라 렌트비를 제외하면 투자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구두 수선업은 새구두를 사기보다는 신던 구두를 수선해서 재활용하는 침체기 특유의 시장 흐름과 점점 업소가 줄어들고 있는 업계 특성상, 소규모 자본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타운에서 활약하던 기술자들이 나이가 들면서 은퇴를 하고 있는 반면 이를 이어 운영할 만한 인재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인 실정이다. 첨단 디지털 세대인 젊은이들이 업종을 기피하고 있어 대를 이어하던 예전의 풍속도 역시 사라졌다. 덕분에(?) 타운에 한 두 개씩 있던 수선점이 이제는 서너타운에 하나일 정도로 그 수가 많이 줄었다.
박사장은 “요즘 로컬 지역에 2만달러에서 4만달러 정도면 600~1,000스퀘어피트의 수선업소를 인수할 수 있으며, 업주가 직접 수선하면서 혼자 운영할 수 있는 이들 가게들의 월 순수익이 대부분 5,000달러 이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사장의 추천으로 그의 매제 역시 클로스터에서 2003년 기존의 수선점을 넘겨받아, 현재 성황리에 영업 중이다. 희소가치가 있는 만큼 고객들이 가격에 그리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도 수선업의 장점이다. 딱히 정해진 가격표가 없기 때문에 상식선의 한도내에서라면 타운의 평균 소득 수준에 따라 주인이 가격표를 결정할 수 있다. 손재주를 기본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기술이 좋다면 얼마든지 고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얼마 안되는 밑천이나마 날릴 수도 있다. 박 사장은 “사업 초기 1년 동안 전주인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았고 그 기간동안 고객들에게 신용을 쌓는 데 가장 중점을 두었다”며 “장소 역시 저렴한 신발을 자주 사서 신는 저소득층보다 대체로 고급 구두를 구입, 수선해서 신는 중산층 이상거주지로 가구당 연소득 8만~10만달러인 지역에서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소 비용을 투자, 안정적인 내사업으로 구두수선업을 고려중이라면 “기존 매장에서 기술을 연마한 뒤 개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박 사장은 덧붙였다.
<최희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