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이씨의 모던룸 엿보기
주말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파티에 취해 있거나 한창 꿀맛 같은 연애에 푹 빠져 있어도 누가 뭐랄 사람 없는 전형적인 20대 싱글 라이프보다는 내가 원하는 공간연출을 위해 주말이면 세일하는 가구점을 기웃거리고 직접 벽면 페인트칠도 마다않는 싱글남, 피터 이씨.
사각거울 조합 코너
창문엔 철제장식
집안가득 개성 철철
조립식 가구가 일반화된 미국 문화를 경멸하는 전형적인 한국 남성을 기준으로 세운다면 그는 분명 희귀족임에 틀림없다. 한창 공간 꾸밈에 열을 올리는 신혼 주부도 아닌 자유로운 싱글남이 침실이나 거실 따위의 공간에 자신의 취향을 담아 데코레이션 하는 일을 진정으로 즐기고 있으니 말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지만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는 피터 이씨. 부모님과 보통 남성(?)인 동생의 주 활동무대가 1층인 반면 그는 2층 전체를 자신만의 바운더리로 지정하고 그만의 독특한 취향과 디자인 감각을 담아 직접 데코레이션했다.
800스퀘어피트에 이르는, 혼자 쓰기 결코 좁지 않은 2층에는 각각 1개의 리빙룸, 베드룸, 샤워와 욕조 시설을 갖춘 풀 배스를 갖추고 있으며 워킹 클로짓도 마련되어 있어 싱글남이 생활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전체적으로 모던한 분위기에 군데군데 데코레이션 포인트를 줘 자칫 평범해질 수 있는 실내가 집안에서 단연 돋보이는 공간으로 변신하기까지 피터 이씨의 타고난 인테리어 감각 덕분임은 두말할 나위 없을 듯.
그렇다면 찬찬히 피터 이씨의 공간을 살펴보자.
블랙 컬러와 지브라 스킨 암체어로 포인트를 준 베드룸. 한쪽에는 기능적인 홈 오피스 코너도 마련했다.
Black & Gray, Natural…
리빙룸 벽면 컬러로 아무나 선택하기 힘든 블랙& 그레이를 적절히 매치해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했나 싶었더니 벽면 컬러를 더욱 돋보이게 하면서 자연의 풍광을 담아 내추럴한 느낌을 불어 넣어주는 커다란 바위 액자를 함께 배열해 모던 스타일이 주는 딱딱함을 없앴다.
모던과 내추럴이 어우러진 리빙룸에 앤틱 분위기 물씬 풍기는 키 큰 시계를 매치한 그의 탁월한 감각이 엿보이는 코너.
그뿐이 아니다. 침대와 함께 두는 전형적인 벤치 스타일 발치 대신 지브라 스킨 패브릭으로 포인트를 준 커다란 1인용 암체어를 매치한 것도 그렇고 아이키아(IKEA)에서 구입한 평범하기 그지없는 아담한 사각 거울을 콜렉션하듯 한데 모아 보기 좋게 붙여 완성한 코너나 침대 위 작은 창문에 걸어둔 엘리건트한 철제 데코레이션 아이템까지 하나하나 꼽자면 끝이 없을 정도지만 모두 인테리어 잡지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근사해 전문가 솜씨가 부럽지 않다.
침실과 클로짓의 휑한 빈 벽면은 아이키아 사각 거울로 멋스럽게 변신했다. 한국 전통 가구를 매치한 것도 그의 센스.
“처음엔 벽면 색깔이 왜 그 모양이냐, 저 거울을 어디에 쓰려고 저렇게 많이 사왔냐는 등 시비(?) 걸기 바쁘던 가족들도 하나씩 코너가 완성됨에 따라 저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라지더라고요. 지금은 배스룸 공사가 진행 중인데 완성하면 또 구경하러 오세요”
미 정부기관에서 매니지먼트 쪽 일을 담당하고 있는 피터 이씨는 이번 ‘2층 데코레이션 프로젝트’ 덕분에 멋진 공간을 얻었을 뿐 아니라 자신조차 알지 못했던 디자인 감각과 끼를 발견했다고 기뻐한다. 내친김에 컨스트럭션과 랜드스케이핑, 인테리어 디자이너 집을 아우르는 제너럴 컨트랙터 자격증 시험도 단번에 패스해 새로운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인테리어 디자인 스쿨에 한 번도 다녀본 적은 없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제 안에 ‘비전’(vision)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유명한 드레스 디자이너인 베라 왕도 디자인 스쿨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데 혹시 아나요, 제가 앞으로 그렇게 될지. 하하”
눈여겨보면 TV뒤 벽면은 아직 미완성 상태. 곧 마무리 할 계획이다.
<성민정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