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번째 골을 뽑아낸 설기현(가운데)이 김남일을 등에 업은 채 자신의 골을 어시스트한 박주영(10번)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곽태휘→설기현→박지성→설기현
축포 4방
허정무호, 투르크메니스탄에 4-0 압승
한국축구가 모처럼 골 폭죽을 시원하게 쏘아 올리며 7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향한 상큼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아시아 3차예선 3조 조별리그 개막전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전반 43분 수비수 곽태휘의 헤딩 결승골로 포문을 연 뒤 후반 설기현(2골)과 박지성 등 프리미어리그 듀오가 릴레이골을 터뜨려 중앙아시아의 복병 투르크메니스탄을 4-0으로 대파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지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당시 허정무감독이 이끈 한국을 3-2로 꺾었던 기억이 있어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뚜껑을 열고 보니 프리미어리그 3인방으로 무장한 ‘뉴 허정무호’와 맞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한국은 같은 날 요르단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한 북한과 승점 3으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차에서 앞서 3조 선두에 올랐다. 한국은 다음달 26일 평양에 원정, 북한과 역사적인 남북대결로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허정무 감독은 최전방 원톱에 박주영, 좌우날개에 염기훈과 설기현, 공격형 미드필더에 박지성, 수비형 미드필더에 김남일과 조용형, 포백 수비라인에 이영표, 강민수, 곽태휘, 오범석, 골키퍼 정성룡을 내보내는 스타팅 11을 선보였다. 한국은 초반부터 공세로 나서 잇달아 찬스를 만들었으나 수비벽을 두텁게 하고 역습으로 나선 투르크메니스탄의 골문을 쉽게 열지 못했다. 전반 9분 박주영이 문전을 돌파하다 아크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찬 것이 골포스트를 살짝 비껴갔고 13분엔 김남일의 스루패스로 박주영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섰지만 볼이 약간 길었으며 22분엔 박주영의 단독돌파에 이은 슈팅이 골키퍼의 손끝에 걸렸다.
우세한 경기내용에도 불구,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하던 분위기는 전반 41분 박지성을 왼쪽날개로 돌리고 염기훈 대신 김두현을 투입,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기면서 바로 풀리기 시작했다. 2분 뒤 오른쪽 코너킥을 김두현이 뒤로 살짝 내주자 설기현이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반대쪽에서 곽태휘가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솟구쳐 올라 강력한 헤딩슛으로 연결한 볼은 크로스바를 스치듯 통과해 골네트를 출렁였다. 지난해 7월 아시안컵 인도네시아전에서 시작돼 무려 549분을 이어진 대표팀 무득점 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해갈’포였다.
일단 물꼬가 터지자 이후는 한국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후반 초반 박주영, 김두현의 슛이 잇달아 살짝살짝 빗나간 뒤 12분 추가골이 터졌다. 곽태휘가 페널티지역으로 로빙패스를 찔러주자 상대수비 여러명을 달고 들어간 박주영이 재치있게 골 정면으로 볼을 내줬고 이를 받은 설기현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침착한 왼발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이어 25분에는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박주영이 내준 볼을 받은 박지성이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하는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로 3번째 골을 터뜨려 승부를 결정지었고 38분에는 교체멤버로 투입된 이관우의 절묘한 스루패를 받은 설기현이 골키퍼까지 제치고 텅 빈 골문에 4번째 골을 밀어 넣어 대승을 마무리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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