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경기를 해외에서 치르는 방안이 영국에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언론들 “영혼 파는짓”
구단주·감독들은 찬반 의견 엇갈려
한 시즌에 한 주말을 선택해 전 세계 5개 도시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갖는다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야심찬 세계화(Globalization) 플랜이 영국내 여론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8일 영국 신문들은 일제히 거의 이구동성으로 EPL의 세계화 계획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내놓았다. ‘더 미러’지는 ‘우리의 내셔널게임을 팝니다(For Sale, our national game)’이라는 헤드라인 밑에 ‘탐욕스러운 플랜에 대한 분노’라는 부제를 달았다. ‘더 익스프레스’는 ‘축구가 영혼을 팔았다’고 외쳤고 ‘더 선’은 ‘Global warning’, 데일리 메일은 ‘그들이 우리게임을 죽이고 있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붙였다. 최고 권위의 타임스도 ‘팬들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프리미어리그의 계획에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반면 리그 감독들이나 구단주들의 견해는 반반으로 갈린 양상이다. 위건 애슬래틱 감독 스티브 브루스는 “해외 경기는커녕 현재 A매치 친선경기도 힘들다”고 말했고 미들스보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감독은 “오늘이 4월1일(만우절)이냐?”면서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비현실적인 발상이다”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포츠머스 해리 레드냅 감독은 “우리가 할램 글로브트로터스가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반면 선더랜드 회장 니올 퀸과 로이 킨 감독은 고려해 볼만한 제안이라고 찬성의사를 밝혔고 토튼햄 구단주 대니얼 레비도 “현재 EPL 경기가 매주 전 세계 200개국으로 중계되는 현실에서 국내경기만 고집할 수는 없다”며 세계화 플랜을 환영했다. 버밍햄 구단주 데이빗 골드는 “특히 작은 팀들은 자신의 브랜드를 세계에 홍보할 찬스가 될 것”이라며 “프리미어리그에 매우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볼튼 원더러스의 게리 멕슨 감독도 “매우 좋은 생각이다. (실행에 옮기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며 부정적인 면이 있더라도 긍정적인 측면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역시 적극 찬동의 뜻을 표했다.
한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U)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 계획이 자신을 포함한 EPL 감독들과 의견조율 과정을 거치지도 않은 채 언론에 공개된 것에 대해 분노를 표시했으나 플랜에 대한 찬반을 밝히기는 거부했으나 그는 “데이빗 길(맨U 회장)이 내게 전화를 걸어와 이 플랜을 알리며 ‘곧 이 문제를 상의하게 될 것이니 외부에 공개하지 말라’고 했는데 오늘 아침 모든 신문에 쫙 나왔다”면서 “도대체 입을 다물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EPL 회장 리처드 스쿠다모어는 “우리는 환영해주는 곳에만 갈 것이며 무엇보다도 허락을 받았을 때에만 이를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반대의사를 무릅쓰고 세계화 플랜을 강행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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