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지 성형외과

얼마 전에 일이다. 한 20대 한인여성이 얼굴형이 각이 져서 걱정이라며 보톡스 주사를 이용한 얼굴형 교정술에 대해 문의해 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톡스 주사를 이용한 사각턱 교정은 가능하다. 시술 과정과 효과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보톡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 19세기 초 독일에서 200명 이상 사망하는 대량 식중독 사태가 발생했다. 이때에 한 의사가 상한 소시지나 통조림에서 배출되는 ‘보툴리눔 독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독소는 인체에 주입 될 경우 근육을 마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세균이 생산하는 ‘보툴리눔 독소’, 흔히 보톡스라 불리며 신경독소의 일종으로 신경에서 분비하는 전달 물질과 결합해 신경과 근육의 정보교환 체계를 방해한다. 근육세포의 표면에는 각각의 전달물질의 특색에 따라 변화하는 수용체라는 것이 있는데
전달물질의 모양이나 크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달물질의 구조가 조금만 변형돼도 세표 표면의 수용체는 전달물질을 알아보지 못하며 보톡스와 결합된 전달물질은 크기와 모양이 틀려 근육세포의 수용체에서 받아들이지 못한다.

따라서 중추신경계에서 마무리 근육을 수축시키는 메시지를 보내도 근육이 활동을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보톡스는 1990년대 들어 주름살을 펴는 시술에서 사용되며 의학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다. 특히 안면근육을 일시적으로 부분 마비시켜 주름살을 펴주는 것으로 두각을 나타내던
보톡스는 성형업계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보톡스의 일시적 부분 마비 성능을 처음으로 사각턱 교정술에 사용한 것은 독일이다. 사각턱의 원인 중 하나인 저작근은 음식을 씹는데 사용되며 이 근육이 지나치게 발달한 경우 턱이 각져 보이게 된다. 이 저작근에 보톡스를 주입하면 근육을 마비시켜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사용되
지 않는 턱 근육은 퇴화하여 각져 보이던 턱선을 매끄럽게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각턱이 저작근 발달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보톡스 시술이 적절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를 꽉 다물고 귀 바로 앞 밑쪽의 씹는 근육이 단단하게 만져지면 보톡스 시술이 적절하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술 후 인상도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 광대뼈가 도드라져 보인다던지, 턱이 더 길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이 중요하다.
보톡스 주사를 맞은 효과는 1주일 내에 나타나는데 어금니를 꽉 깨물 때 힘이 덜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술 전엔 이를 물면 단단하고 볼록하게 만져졌던 근육이 힘을 주어도 부드럽게 느껴지게 된다. 이런 변화가 나타난다면 약물이 근육에 정상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다. 저작근의 양이 육안으로 확인 될 정도로 줄어 얼굴이 갸름해 보이는 변화는 보통 3~8주에 걸쳐서 서서히 진행된다.

보톡스를 이용한 사각턱 교정술의 단점은 보톡스 주름 제거술과 마찬가지로 영구적인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보톡스 사각턱 교정술은 개발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임상연구 자료가 부족하며 과연 몇 번을 맞아야 하는 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개개인의 경우에 따라 치료
회수의 차이가 있는데 1~3회 정도 주사할 경우 장기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