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곽태휘 ‘골, 골, 골!’
대 중국전 30년 무패행진 지속
한국이 2008 동아시아컵축구대회 개막전에서 개최국 중국과 5골을 주고받는 치열한 공방전 끝에 짜릿한 3-2 재역전승을 거두고 대 중국전 30년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곽태휘가 경기 종료직전 통렬한 오른발슛으로 재역전승을 이끌어낸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
17일 중국 충칭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부활한 천재’ 박주영이 전반 선취골과 후반 동점골 등 혼자서 2골을 뽑아내고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종료직전 극적인 재역전 결승골을 터뜨려 중국을 3-2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1-0 승리 이후 중국을 상대로 16승11무의 불패신화를 이어갔고 중국축구는 30년째 계속된 공한증(恐韓症)에 다시 한 번 몸서리쳐야 했다.
한국은 이날 국내파 선수들로 짜여진 젊은 라인업을 선보였는데 후반 초반 역전을 허용하는 고비를 잘 넘기고 짜릿한 재역전승을 이끌어내 희망을 보여줬다. 5만8,000여 치우미(중국대표팀 서포터스)가 광적인 응원전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만여 관중만 들어온 경기장에서 한국은 초반 조심스런 탐색전으로 출발했다. 경기는 전반 30분 이후 점차 가열되기 시작했고 한국이 기선을 잡는 첫 골로 포문을 열었다. 전반 42분 왼쪽을 돌파, 골라인까지 파고든 염기훈이 올린 크로스를 반대쪽 골문 앞에서 기다리던 박주영이 수비수를 앞에 두고 반박자 빨리 솟구쳐 올라 정확한 헤딩슛으로 골 오른쪽 상단을 꿰뚫었다.
하지만 중국의 반격도 매서웠다. 후반 시작과 함께 파상공세로 나선 중국은 후반 2분께 코너킥상황에서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볼을 뛰어들던 저우하이빈이 대포알같은 논스탑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다. 슛한 볼은 문전에 운집해있던 선수들 사이를 그야말로 화살처럼 통과, 눈 깜짝할 새에 한국 네트에 꽂혔다. 기세가 오른 중국은 후반 16분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류젠이 헤딩슛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TV 리플레이에서는 오프사이드로 보였지만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 단 4분만에 박주영의 발에서 동점골이 터지며 다시 균형을 맞췄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약 25야드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에 키커로 나선 박주영은 볼을 오른발로 감아찼고 포물선 아치를 그리며 날아간 볼은 점프한 골키퍼의 손끝을 넘은 뒤 크로스바를 스치듯 통과해 반대쪽 네트 하단에 그림처럼 꽂혔다. 이후 후반 42분 곽태휘의 헤딩골이 파울로 노골로 선언되면서 2-2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후반 인저리타임에 터진 곽태휘의 강력한 오른발슛 결승골로 승부가 갈렸다. 교체투입된 장신의 고기구가 머리로 떨궈준 볼을 잡은 곽태휘는 한 번 트래핑한 뒤 수비를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중국 골문을 꿰뚫었다. 곽태휘가 볼을 받는 순간 오프사이드 위치처럼 보였지만 이번에도 주심의 휘슬은 침묵했고 허정무호 첫 골의 주인공은 침착한 오른발슛으로 공한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국에 또 하나의 악몽을 안겼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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