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다고 다 볼이 아니야’ 북한 골키퍼 리명국이 볼 대신 한국 염기훈의 머리를 움켜쥐고 있다.
30개월만의 남북대결 대세따라 무승부
한국축구대표팀 허정무호가 30개월 만의 남북대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0일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08 동아시아컵 축구대회 2차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염기훈의 프리킥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북한의 정대세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지난 17일 중국전에서 3-2로 승리했던 한국은 이로써 대회 승점 4(1승1무)로 이날 중국을 1-0으로 누른 일본과 동률이 됐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1위를 지켰고 오는 23일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게 됐다. 일본에 이어 한국과도 1-1로 비긴 북한은 23일 중국전에서 2골차 이상 이긴다면 한일전이 무승부로 끝날 경우 우승할 수 있다.
한국은 이날 공격의 핵 박주영이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하는 바람에 장신 고기구를 원톱으로 내세웠는데 전반 염기훈이 세트피스로 선취골을 뽑은 것 외에는 골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후반 초반 북한 수비수 박철진이 퇴장당한 뒤 수적 우위에도 불구, 승리를 지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북한과 역대 전적에서 5승4무1패를 기록했는데 다음달 26일 평양에서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2차전으로 다시 격돌한다.
한국은 전반 9분 염기훈의 위협적인 중거리포로 북한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며 공격의 포문을 연 뒤 전반 20분 염기훈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왼발로 예리하게 차 넣어 리드를 잡았다. 전반 40분에는 강민수의 결정적인 슈팅이 북한 골키퍼 리명국의 선방에 걸려 추가골을 놓쳤다.
북한은 후반 초반 수비수 박철진이 한국의 프리킥을 지연시키려고 볼을 멀리 던지다 이날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해 남은 시간 10명이 뛰는 핸디캡을 맞았으나 특유의 투지넘치는 플레이로 수적우위를 앞세운 한국의 공세를 상쇄해 나갔고 오히려 날카로운 역습으로 한국문전을 위협했다. 후반 14분과 20분 날카로운 슈팅으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인 북한은 드디어 27분 미드필드에서 한국 포백 수비라인을 넘어가는 롱 패스를 찔러주자 정대세가 한국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정확한 오른발슛으로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한국은 몇 차레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지만 골로 연결시키진 못했고 결국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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