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제안하는 박정희 소장
나는 1957~8년 육군의 군수 참모부장으로 군수제도를 개편하면서 부산 소재 각종 군수부대와 항만 운영부대의 종합적인 지원과 규율을 다스리기 위해 부산에 군수기지 사령부를 창설하기로 하였다. 사령관은 직제 상 군수 참모부장인 나의 차장 격으로 하였으며 박정희 장군을 초대 사령관으로 추천하였다. 박 장군은 참모총장이 된 송요찬 장군이 야전군 사련관시 그의 참모장을 지냈다. 송 총장은 취임 후 박 장군을 육군 공병감으로 시켜줄 것을 원하고 있었으나 그의 보직은 내게 맡겨달라고 보류하고 있었다. 박 장군은 내가 같이 일을 해보지 못했던 장성의 하나이며 청렴하고 열심이라는 평을 받고 있었기에 한번 같이 일해보고 싶었다.
박 장군의 취임을 위해 나는 박 장군과 같이 부산에 내려가 그를 취임시키고 동래 여관으로 돌아왔다. 오후 내방한 박 장군은 나에게 느닷없이 “각하, 혁명이라도 해야지 이대로 나라가 되겠습니까?”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때까지 박 장군과는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 당시 모 잡지에는 나의 이름이 포함된 족청계 쿠데타의 가능성이 공공연히 언급되고 있을 때였다. 족청에 가입된 사실이 없는데도 나 자신이 족청계로 지목되고 있는 때였다. 나는 박 장군이 나를 떠보고 있나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에게 군인들이 혁명을 한다고 나라가 잘 된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반문하였고 그 이상 말은 진전되지 아니하였다. 박 장군의 혁명 제안은 나에게 처음 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일설에는 부산 정치파동 때도 그런 말이 있었고 이종찬 장군이 6.25 전쟁 중 육군 참모총장직을 떠나 미 참모대학에 가는 비행장에서 박 장군으로부터 혁명 건의 서신을 받았다고 전해오는 것을 보면 박 장군이 민주당 정권 훨씬 전에 혁명에 대한 뜻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